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MB 5차례사과중 가장 수위높아…’털건 털고’ 레임덕과 정면승부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24일 측근비리와 관련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 관련해 두 차례, 2009년에는 세종시 수정 논란, 지난 2월엔 측근 비리 등 4번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다섯번째 사과는 이전과 달리 시기와 내용까지 참모들의 조언보다는 대통령이 단독 결정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측근비리로 집권 말기 ‘레임덕’은 불가피 하겠지만 강도 높은 사과로 잔여 임기동안 대통령직을 꿋꿋히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점이 눈에 띈다.

이날 대국민사과는 지난 측근비리 사과 때보다 한층 강도가 높았다. 두 차례나 깊이 고개를 숙인 데다, ‘억장이 무너지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어’,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는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이 등장했다. 이날 담화문도 참모진이 마련한 초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 대통령이 손으로 직접 썼다는 게 박정하 대변인의 전언이다.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빨랐다. 당초 청와대 주변에서 예상한 사과시기는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는 이번 주 후반이 유력했다. 금주에는 정기적인 회의를 제외하면 외부일정도 잡지 않아 이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고개숙여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이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에서도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먼저 국민여러분께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것이 이 상황에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대국민담화 결정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 참모진들 조차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처럼 강도 높은 대국민사과에도 잔여 임기 업무수행에 대한 강한 의지만은 분명히 했다. 이는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온 나라 안팍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현안 과제들이 너무나 엄중하고 막중하다”고 말한 데서 드러난다.

특히 ‘사이후이(死而後已, 죽은 후에야 일을 그만둔다)의 각오로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며 고사를 인용한 점이 주목된다. 이 고사는 논어 태백편에 나오는 말이지만 삼국지 제갈공명이 위나라 정벌에 나서며 주군인 촉한 유선 황제에게 올린 출사표(出師表)에 인용돼 더욱 유명해졌다.

결국 레임덕이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지만, 이 대통령이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현안에 대해 기존 방침대로 밀어부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