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ㆍ조민선 기자ㆍ조상혁 인턴기자］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캠프의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겉으로는 “아직 출마 선언도 안한 것 아니냐”며 애써 태연한 모습이지만, 외곽에선 벌서부터 안 원장 흔들기에 나서며 ‘안풍(安풍)’ 차단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5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번지점프대에서 뒤에서 강사가 떠밀면 점프하고, 안밀면 안하겠다 하고, 또 낙하산을 맨 공수부대원이 조교가 밀어야만 뛰어내리겠다는 행태를 이해 못하겠다”며 최종 출마 결심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안 원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이런 것은 훈련이 부족한 사람들이 마음이 약할 때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나오는 행태”라며 안 원장의 대통령 자질도 문제 삼았다.

다른 친박계 한 의원도 “진심, 상식 등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위험천만한 정치 아마추어의 등장”이라며 “비겁하고 위선적인 사람이 나라를 맡는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집중 공세에 나섰다.

이 같은 안 원장 견제와 비판의 목소리는 박근혜 후보 캠프측에서도 간헐적으로 나오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안 원장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몇몇 관계자들의 입에선 안 원장에 대한 자질 검증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캠프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의 발언 중 거짓말이 있는데, 앞으로 낱낱이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출마 의지에 대한 발언이나, 무소속 출마 언급 및 민주당과 연대 등에 대한 말바꾸기 같은 사례를 집고 넘어가겠다는 의미다. 안 원장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는 민주통합당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자신들이 내세울 대통령 후보가 당내가 아닌 외부에 있다”며 “메시아처럼 기다리고 있는 민주당의 행태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제 선거가 겨우 5개월 남았는데 대선후보를 외부에서 꿔올려고 하는 것은 습관이다”며 “손학규도 한나라에서 꿔왔고 이인제도 꿔갔다. 서울시장도 못내서 박원순도 꿔갖다 쓰고, 경기도지사도 유시민을 꿔갖다 쓰고, 김두관도 무소속이었다. 민주당이라는 당이 국민들에게 보이는 행태는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생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안 원장과의 분점에 대해서도 “말장난이다”며 강하게 일축했다.

친박계 한 인사도 “당에서 키워 정책으로 보여줘야 하는 대선주자를 외부에서 뽑겠다는 것은 안좋은 습관”이라며 “민주당은 자격증 대여 정당”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개그콘서트 공개방송 직전 바람잡이”라며 “4개월밖에 대선이 남지 않았는데, 당에도 들어가지 않고 정책도 안내놓는 유권자를 무시하는 사람을 위한 들러리”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런 새누리당과 박 후보 측의 맹공 속에는 안 원장에 대한 긴장감도 내심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한 친박계 핵심 인사는 “안 원장은 지친 영혼들이 잠시 쉬어가는 잡지 샘터 같은 존재”라며 수도권ㆍ젊은 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을 높게 평가했다. 책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입지를 다지는 전략, 국민 의사에 따르겠다는 정치, 정책적 접근법 등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새로운 정치에 대한 경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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