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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통진당, 더 이상 公黨으로 보기 어렵다
통합진보당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26일 당 의원총회에서 결국 부결됐다. 당 소속 의원 13명 가운데 옛 당권파 6명이 표결에 불참하고, 중도로 알려진 김제남 의원이 기권하는 바람에 통과에 필요한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의원 제명을 통해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을 수습하고 당을 새롭게 혁신하겠다던 강기갑 신임 대표의 계획은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당이 더 큰 위기에 빠진 것이다.

이제 통진당은 더 이상 공당(公黨)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사실상 특정 세력들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고 보는 게 맞다. 당내 부정선거 책임 문제 하나 스스로 풀어가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통진당의 지난 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우리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는 최악의 부정선거였다. 그것도 외부의 판단이 아니라 두 번에 걸친 자체조사 결과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중앙당기위원회에서 두 의원 제명을 결정했고, 새로 구성된 지도부도 이들의 제명을 혁신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추락할 대로 추락한 당의 위상을 조금이라도 살려내기 위한 마지막 돌파구였다. 그런데 국민 여론에 귀 막은 옛 당권파의 훼방으로 그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진실이 승리하고 진보가 승리했다”는 이석기 의원의 의총 결과 평가다. 우선 그가 말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당초 사태의 발단이 됐던 비례대표 경선이 결점 하나 없이 완벽한 선거였다는 말인가. 아니면 자신들은 아무 문제 없는데 공연한 트집을 잡아 정치적 탄압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또 의원총회에서 제명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이 새누리당 의원이기라도 했다는 것인가. 정작 진실하지 못한 것은 옛 당권파이고, 이 의원 자신이다. 부정선거였음이 드러나자 오히려 ‘머리끄덩이녀’로 대표되는 폭력을 휘두르고 버티기로 일관하며 시간을 끌어온 그들이다. 국민 앞에 백배 사죄하고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해도 모자랄 판에 누가 누구에게 승리를 했다는 말인지 상황인식이 그저 한심할 뿐이다.

김ㆍ이 두 의원은 부정선거로 당선된 만큼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두말할 것 없이 여야는 당초 약속대로 자격심사를 통해 서둘러 제명시켜야 한다. 아울러 민주당은 연말 대선을 겨냥한 야권 연대 희망은 이쯤에서 버리는 게 좋을 듯하다. 이번 파동을 통해 종북 주사파의 뿌리가 얼마나 견고한지 거듭 확인됐다. 국민 정서와 상식에 동떨어진 정당과의 연계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민주당이 더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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