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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4부 자연과 사람⑬이한호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도시농업으로 아픈 서울을 치유할 수 있죠”
대한민국 수도이자 세계적인 대도시인 서울에서는 요즘 ‘도시농업’이 화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2일 ‘서울 도시농업 원년’을 선포하고, 서울을 도시농업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향후 도시농업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해 체계적인 육성 및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23일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격 시행되었다. 이 법률은 도시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자연친화적인 저탄소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민의 정서순환 및 도시지역 공동체의 회복을 도모해 도시민의 농업 농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함으로써 도시와 농촌의 조화로운 발전을 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바야흐로 도시농업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건물과 아파트로 둘러싸인 서울에서도 농업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줄곧 이어져왔다. 많은 시민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이다.

실제로 갈수록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도 서울 내 논밭 등 농경지 면적은 930㏊(281만여 평, 2010년 말 기준)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88만평)의 3배가 조금 넘는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는 훨씬 넓다. 전체 농경지의 71%는 밭이며, 나머지 29%는 논이다. 벼는 물론 채소, 과수, 화훼 등이 다양하게 생산된다.

이런 서울 농업의 중심에는 서울시농업기술센터(서초구 내곡동)가 있다. 최근 도시농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서울시농업기술센터의 주요 사업 역시 그 목표는 ‘도시농업의 활성화 및 공동체 회복’에 방점이 찍혀있다.


“도시농업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독일의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이나 영국의 애롯트먼트 가든(Allotment garden), 일본 시민농원 등이 바로 그 사례죠. 도시농업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서울, 무너진 공동체 문화를 되살려 함께 살아가는 서울을 만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농업기술센터의 핵심 정책 목표 및 방향 또한 도시농업 활성화를 통한 공동체 회복에 맞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한호(58)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도시농업이야말로 서울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도시농업은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감축, 열섬효과 저감 등 녹색성장의 한 축이며, 또한 순환농법으로 생태계보전, 도시환경 개선, 이웃과의 나눔, 마음의 행복과 정서의 순화, 공동체 회복 등 많은 유무형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농업은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 보다는 작물을 가꾸는 그 과정에서 얻는 정서 순화, 자녀들의 자연체험학습, 친환경 안심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 제고, 농산물에 대한 소중함 인식 등의 효과가 크지요. 심지어 우울증 치료, 치매 예방의 효과까지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먼저 도심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동체 텃밭농원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텃밭농원과 옥상농원을 확대하는 한편 실버·다둥이·다문화 가족농원을 운영하고 복지형 공동체 텃밭인 경로당농원도 시범 조성했다.

아울러 도시농업 기반 조성을 위해 시민자연학습장(서초구 내곡동) 운영, 친환경농업 체험교육장(강동구 상일동) 확대 조성 운영, 도시농업 실습교육장(고양시 도내동) 조성 운영, 서울시농업기술센터 내 도시농업전시관 조성 운영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도시농업 활성화에 집중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귀농·귀촌 교육 및 지원에는 소홀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베이비부머(1963~1955년생 758만여 명)를 비롯,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시민들을 위한 귀농창업교육 및 전원생활교육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올 들어 귀농창업교육은 1기 40명, 전원생활 교육은 3기 147명이 수료했으며, 오는 8월 21일부터 추가 전원생활교육이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귀농창업교육생 259명 가운데 21%가 실제 귀농했다.

“농사도 토지(자본), 노동,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창업농은 기술과 마케팅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교육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지요.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농하려는 분들은 단순히 농산물 생산 보다는 자신의 전문성과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농산물 마케팅 및 가공 판매, 관광농원 등 전후방사업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이 소장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경우 무엇보다 부부, 가족 간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며, 철저한 계획과 교육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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