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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풍으로 고생하는 당신…신장 · 심장은 안녕하신가요?

요산 많아진 고요산혈증이 원인
엄지발가락·발목·무릎에서 발생

요산 저하제 꾸준히 먹지 않으면
신장질환·심근경색등 합병증 동반

환자 절반이상이 1년이내 재발
방치땐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


직장인 박모(31) 씨는 얼마 전 잠을 자다 엄지발가락이 뜯겨나가는 듯한 고통에 새어나오는 비명을 참지 못하고 응급실을 찾았다. 다행히 진통 소염제를 처방받아 먹고 안정을 취하자 서서히 고통은 가라앉았지만 박 씨는 뜻밖의 진단을 들었다. 의사는 통풍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30대 초반의 박 씨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뚱뚱한 체형인데다 맥주와 육류를 즐겨 먹는 식습관 때문에 젊은 사람도 통풍에 걸릴 수 있다는 지적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이후 음식을 가려먹게 된 박 씨는 “차라리 엄지발가락이 잘려 나갔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의 극심한 고통이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픈 통풍=통풍은 우리 몸에 요산이라는 물질이 많아 결정체를 만들어 관절이나 다른 조직에 침착돼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많아진 고요산혈증 때문에 발병한다. 요산은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된 푸린이 분해돼 만들어진다. 또 우리 몸에서 파괴된 세포에서도 요산은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성된 요산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나가는데 이 균형이 깨져 혈중 요산이 정상 범위를 벋어나면 고요산혈증이 생긴다. 성인 남자의 경우 8㎎/㎗, 여자의 경우 7㎎/㎗보다 요산 수치가 높으면 고요산혈증으로 정의된다. 이런 고요산혈증 자체는 아무 증상이 없지만 오래 지속되면 통풍 관절염으로 나타난다.

통풍에 걸리면 가장 많이 고통받는 부위가 엄지발가락이다. 또 발 안쪽, 발목, 무릎도 아플 수 있다. 통증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이며 열이 나고 관절이 붉게 붓는다. 다행히 별다른 치료가 없어도 7~10일 정도 지속되다 서서히 호전되고, 통풍 발작 후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아무 증상 없이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환자가 1년 이내 통풍 발작이 재발한다. 놔두면 낫겠지하고 방치하다보면 결국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된다.
 

통풍 결정에 의해 엄지발가락 관절이 심하게 파괴됐다(왼쪽). 관절 주변에 하얗게 보이는 것이 통풍 결정이며 이로 인해 관절이 파괴된 것을 알 수 있다(오른쪽).      [사진제공=강북삼성병원]


▶젊은 사람 관절도 바람 앞의 등불=일반적으로 통풍은 나이가 많을수록, 혈청 요산 농도가 높을수록 나타나기 쉽다. 남자의 경우 보통 40~60대에 발생하고 여자는 60세 이후 발생한다. 통풍성 관절염이 류머티즘관절염보다 40세 이상 남성에게서 가장 흔한 염증성 관절염이란 외국의 통계 조사 보고도 있다.

최근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등으로 20~30대 젊은 남성에게서도 통풍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갑자기 체중을 줄인다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경우 요산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육류 위주의 식습관과 과음이다. 술은 혈중요산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소변으로 배설되는 것도 억제해 급성 통풍 발작을 증가시킨다. 특히 맥주에는 푸린체가 포함돼 있어 요산 증가가 더욱 현저하다. 삼겹살과 쇠고기 등심 등 붉은색 계통의 고기도 요산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이다. 특히 내장탕은 요산이 많은 대표적인 음식이다. 상대적으로 흰색 계통의 고기는 괜찮다.

안중경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과거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을 땐 통풍 자체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90년대 들어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젊은 여성의 경우 월경이 잘 되고 있고, 다른 병이 있거나 살을 무리하게 빼려고 이뇨제 같은 걸 많이 먹지 않았다면 비슷한 증상이라도 통풍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분명 통증이 나타난 만큼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만 불어도 아플’ 만큼 통증이 극심해 평소 예방 습관이 중요하며 혹시 통풍에 걸렸다면 꾸준한 치료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헤럴드경제DB]

▶통증 없어졌어도 합병증 위험 여전=갑자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드는 급성기에는 진통 소염제를 투여하면 어느 정도 통증이 멎는다. 그러나 통증이 호전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해서 더 이상의 치료가 필요 없다고 판단해 치료를 멈춰선 안 된다. 반복적으로 통풍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 요산 저하제를 투여해 요산 수치를 낮게 유지, 통풍 발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통풍은 심한 통증뿐 아니라 신장 기능 저하, 심근경색이나 중풍 같은 심혈관계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요산 저하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은 흔히 관절에만 생기는 병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요산 결정체는 몸속 어디에나 침착돼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통풍의 합병증으로는 신장질환,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 당뇨 등을 들 수 있다. 송관규 고려대 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환자의 10~25%는 신장, 요관, 방광에 요산으로 된 요로 결성이 생겨 활뇨 및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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