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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뵌 부모님, 이런 증상 있다면 치매 의심해야
추석이면 오랜만에 찾아 뵙는 부모님의 건강부터 챙기기 마련이다. 특히 부모님을 다시 어린 아이로 돌아가게 하는 치매는 가장 큰 걱정거리다. 알츠하이버명이나 혈관성 치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치매는 본인이 스스로 자각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다른 노인성질환에 비해 주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식과 떨어져 노부부끼리 혹은 홀로 사는 노인의 경우 꾸준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다보면 조기 발견이 어려워 병을 키우게 된다. 치매 역시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추석 고향길에 부모님의 치매 여부를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치매의 척도, 일상수행능력
= 일상생활수행능력은 자신을 돌보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으로 나뉜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전자는 대소변 가리기, 세수하기, 식사하기, 옷 입기, 이동하기 같은 기본적인 신체 기능으로 ‘신체적 일상생활수행능력’(Physical-Activity of daily livingㆍP-ADL)로 불린다. P-ADL은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뒤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호자나 간병인을 힘들게하는 주 원인이다.
이에 비해 전화를 사용하거나 돈 관리와 물건 구입, 음식 장만 등 스스로 각각의 상황에서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복잡한 기능은 ‘도구적 일상생활수행능력’(Instrumental ADLㆍI-ADL)으로 정의된다. I-ADL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과 행위로 이뤄졌기 때문에 환자의 사회, 직업적인 기능 수행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환자의 초기 단계부터 민감하게 감퇴되기 때문에 I-ADL이 떨어졌다면 초기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사진 = 치매는 자각하기 힘들 뿐더러 주변에서도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초기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대한치매학회가 주최한 ‘일상예찬 캠페인’에 참여한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대한치매학회
-사진 = 치매는 자각하기 힘들 뿐더러 주변에서도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초기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세심하게 살펴야 단초 보이는 치매 = 문제는 초기 치매 평가에 중요한 I-ADL을 판별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I-ADL은 여러 인지기능과 신체 상태가 복잡하게 작용해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노인들의 경우 지나치게 단순한 생활을 하는 편이어서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농촌에 사는 할아버지들의 일상은 단조롭기 그지 없다.
때문에 한국치매학회와 한국노인정신의학회는 일상에서 I-ADL을 판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15개 항목을 마련, 세분화했다. 건강한 상태라면 아래 행동을 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지만 각각의 항목에 매겨진 점수를 합해 8점이 넘으면 초기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전화 걸기다. 모르는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메모를 뒤적여 찾거나 114안내를 받으면 정상이다. 그러나 아주 잘 아는 전화번호 몇 개만 통화를 할 수 있으면 1점, 혼자서 전화를 받을 수는 있지만 걸지는 못하면 2점, 그리고 전혀 전화를 받거나 걸지 못한다면 3점이다. 부모님께 찾아뵙지 못하는 형제 자매에게 일부러 전화를 걸어보게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있었던 일이나 국내외 주요 뉴스에 대한 대화 속에서도 치매 여부를 포착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서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거나 TV에서 본 것 등을 기억해 이야기하면 정상이다. 그러나 전해들은 것은 자주 잊고 직접 본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1점, 직접 봤던 일도 종종 잊어버려 이아기하지 못하면 2점, 최근에 있었던 일도 전혀 이야기하지 못하면 3점이다.
어머니의 살림 솜씨가 여전한지도 눈여겨 봐야 한다. 음식을 만들어 밥상을 차리긴 하지만 간이 맞지 않으면 1점, 누군가 준비한 음식을 찾아 먹거나 데워먹을 순 있으면 2점, 아예 음식 준비를 스스로 하지 못하면 3점이다. 물건을 살 때 혼자선 한 두 가지밖에 구입할 수 없으면 1점, 항상 누군가 물건을 사거나 계산할 때 도와줘야 하면 2점, 전혀 구입하지 못하면 3점이다. 청소나 설거지, 간단한 집안 수리를 혼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하면 정상이다. 반면 아주 가벼운 일만 깔끔하게 하면 1점, 깔끔하지 못해 누군가의 손이 더 간다면 2점, 다른 사람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3점이다. 이 외에 나머지 11개 항목은 <표1>을 참조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젊다고 안심하면 큰 일.. 알콜성 치매 확인해야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30~40대 젊은 치매 환자 수가 약 60% 증가했다. 이는 주로 과음으로 인한 알콜성 치매 때문인데, 우리 뇌의 기억 전반을 담당하는 해마가 과다 섭취된 알콜로 인해 손상을 입으면 발생한다. 최경규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콜성 치매는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방치할 경우 노인성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콜성 치매의 대표적 증상이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는 유도성 기억장애, ‘블랙아웃’이다. 우리 뇌는 혈류 공급량이 많아 다른 장기에 비해 알콜로 인해 손상되기 쉽다. 때문에 처음엔 블랙아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켜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임에도 2~3일 전 일이 기억나지 않는 단기 기억장애도 알콜성 치매 증상 가운데 하나다. 심하면 하루 전에 있었던 일도 선뜻 답을 하지 못하는데 정도에 따라서는 사라진 기억을 대신해 기억을 상상해서 채워 넣는 작화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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