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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자취촌, 여전히 ‘불안’…가로등, CCTV 부족해
[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서울 모 대학 인근에서 자취를 하는 여대생 A(22) 씨는 지난해 말 변태 강도를 만났다. A 양은 “어느날 아침, 택배라면서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줬는데 강도였다”고 말했다. 강도는 끈으로 A 씨의 손발을 묶고 스타킹으로 재갈을 물리고 눈을 가렸다. 이어 A 씨의 발바닥을 몽둥이로 20여차례 때리고는 사진 한 장을 찍고 사라졌다.

#서울 안암동 고려대 인근 옥탑방에 거주하는 여대생 B(23) 씨는 최근 괴한의 습격을 당했다. 최근 한밤중에 B 씨의 집 방문이 열리더니 한 괴한이 방으로 들어왔다. B 씨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괴한을 밀치고 옆방으로 도망가 방문을 걸어 잠갔다. 괴한은 재빨리 도주했다.

대학가 자취촌에서 성폭행 등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말 안암동의 한 연립주택에 사는 20대 초반 여성이 창문을 통해 침입한 C(27) 씨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학신문사인 ‘외대학보’의 지난 11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 이문동 한국외대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 334명 중 자취를 하면서 위험ㆍ불안을 느낀 학생은 272명(81.14%)으로 나타났다.

위험ㆍ불안을 느끼는 요인으로 자취촌 밤길 안전을 위한 시설물의 부족(가로등, CCTV)이 51%으로 가장 컸다. 입주자가 빛공해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사각지대에 가로등을 설치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만취자나 동네불량배의 위협이 17%, 경찰의 치안확보 부족이 16%, 거주지의 방범시설(현관 CCTV, 방범창 등)의 부족이 13%였다.

한국외대 재학생 강모(20) 씨는 “최근 외대 근처 거리를 지나다가 고등학생 3명으로부터 ‘야! 일로 와봐’라는 말을 들었다. 학교 근처에서 대학생들을 위협하는 고등학생이 종종 있다”면서 “특히 가로등과 CCTV가 부족해 불안에 떠는 여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자취촌은 좁은 지역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대부분 창과 창이 맞닿아있어 남의 방을 몰래 엿보거나 촬영하는 변태도 자주 출몰한다.

최근에는 폭주족까지 등장했다. 지난 11일에는 고등학생 여러 명이 오토바이 3대에 나눠타고 한국외대 캠퍼스와 자취촌 일대에 난입해 불놀이와 오토바이 시합을 벌였다.

경희대 인근 자취생 김모(27) 씨는 “새벽까지 고등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학교 으슥한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자취촌을 다니면서 밤늦게 귀가하는 여대생들을 희롱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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