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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말 그대로 ‘비리 백화점’인 뻔뻔한 농협
농협의 몰염치 경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중앙회를 비롯한 지역 단위농협들의 비리 시리즈는 더 이상 농협을 농협으로 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농협은 스스로 ‘협동과 혁신으로 농업인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고객에게는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여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다’는 것을 존재 이유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경영 내막을 들여다보면 비리가 비리의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감 자료에 따르면 경제와 금융으로 지주 분리되면서 늘어난 농협의 임원 총 103명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나 전직 고위관료 등 낙하산 인사가 20명이나 된다. 그중에서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유독 요소요소에 포진해 있다. 한마디로 농협이 보은인사의 울타리라는 얘기다. 권력의 눈치를 살피고 굽실대야 할 정도로 떳떳하지 못한 뭔가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농협중앙회를 흔히 ‘복마전’이라 부르는 까닭이 충분히 짐작되는 대목은 더 있다. 비상임이사들마저 회의 몇 번 참석에 7000만원에 이르는 연봉을 챙긴다. 여기에 조합장까지 겸하는 이들은 억대가 넘는다. 비상임이사들이 1인당 1700만원대의 호화 외유까지 서슴지 않았다. 돈에 쪼들리면서 직원 평균 상여금은 기본급의 700%나 된다.

더 가관인 것은 NH인터넷 쇼핑몰은 우리 농산물 유통엔 뒷전이고 비(非)농산물은 물론 수입 농산물까지 버젓이 판매해 왔다는 사실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은 수입 농산물을 거래할 수 없는데도 최근 5년간 5억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말로만 신토불이였던 셈이다. 개혁의 발판이라던 금융사업은 비리의 몸통이나 다름없다. 최근 5년간 금융사고 총액이 636억7300만원에 이르고 횡령은 200억원대에 달한다. 금리조작을 통해 고객을 농단하는 것은 예사이고 금품수수로 처벌받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농협중앙회의 조직 통제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이원화한 ‘신경 분리’를 통해 경영난을 타개하겠다고 늘 큰소리쳐 왔다. 정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고도 혁신은 수년째 겉돌고, 수입은 흥청망청 ‘집안잔치’ 하기에 바빴던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에다 태풍과 홍수 등으로 시름에 빠져 있는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같이의 가치’라는 메마른 구호보다 환골탈태의 각오로 투명ㆍ윤리경영부터 이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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