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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힐링 하우스’신한옥<5>국산 나무와 흙으로 짓는 서민 신한옥은 ‘애국가(家)’다

  • 기사입력 2012-11-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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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나무와 황토로 짓는 서민 신한옥은 박정희 정부 시절 대대적인 산림녹화사업 덕분에 이제는 전국 곳곳에 지천으로 널린 우리 나무가 고작 ‘잡목’, ‘땔감’으로 취급받는 현실에서, 이의 활용방안을 치열하게 모색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국토의 64%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1960~1970년대에 수행한 치산녹화 사업으로 산림이 잘 가꿔져 있다. 여기서 나오는 목재를 부가가치가 높은 건축 재료로 활용해 자연미가 살아있는 건강주택을 국민들에게 선물하자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우리 산과 들, 하천에서 나무와 황토, 돌 등의 자연재료를 채취해 살아 숨 쉬는 집을 지어 자연과 하나 되는 생활을 해왔다. 이를 다시 부활시키고자 하는 작업은 21세기 들어 철근과 콘크리트,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건축물에서 벗어나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삶을 열망하는 웰빙, 로하스 바람, 그리고 지구촌 화두인 저탄소 녹색성장과도 부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목재 자급률은 16%(2012년 기준)에 불과하다. 목재건축이나 한옥 등에 쓰이는 목재는 90% 이상이 수입산 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나무에 관한 한 목재속국이다. 우리 국토의 64%가 산림인데 이는 OECD국가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그런데도 목재 자급률은 10%대에서 헤매고 있다. 국가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버려지는 땔감을 고부가 건축재로 활용

목재는 인류가 사용해온 주거용 건축, 생활용품 및 가구 등의 재료들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인간생활에서 가장 필수적인 재료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으며, 오늘날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원자재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것 또한 목재다. 우리나라 목재 역시 반만년 역사에서 우리 생활이 있어 가장 중요한 재료 중의 하나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등의 시련을 겪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유구한 목조건축역사가 중단되고 시멘트가 주요 건축자재로 사용되었다. 계속된 택지 개발로 인해 많은 조적조 주택이 대중화되었지만, 1980년대 말부터 서구의 목조건축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다시 한 번 목조건축이 발전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또한 건축주 스스로 집을 지어 보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목조주택을 건축하는데도 DIY(Do it Yourself) 바람이 불었다. DIY건축은 비용 절감 뿐 아니라 가족이 사는 집을 직접 내손으로 짓는다는 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수입목재에 의존하는 서구식 목조주택에서 벗어나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우리 목재를 사용해 지어왔던 우리식 목조주택을 발전시키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서민 신한옥은 이에 대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규격화된 국산 자재를 이용해 가족이나 동호회 품앗이 노동력으로 친환경 건축물을 지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게 하자는 것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 벌인 대대적인 치산녹화사업 덕분에 우리나라 국토의 64%에 달하는 산림은 잘 가꿔져 있다. 이젠 이렇게 가꿔진 국산 나무를 부가가치 높은 용도로 활용하는 산업화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옹이가 있고 휘어진 나무도 버릴 게 없다

서민 신한옥의 대표적인 장점은 별다른 용도 없이 거의 방치되다 시피 하고 있는 국산 나무를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체 주문 제작한 가공기 보링기 등 기계화를 통해 통나무가 울퉁불퉁하거나 휘어졌다 하더라도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옹이가 많거나 소경재(말구 직경이 15㎝ 미만인 원목)라도 부가가치 높은 건축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국산 나무는 옹이가 많은 단점이 있지만 이런 방식대로 가공을 하면 통나무집 벽체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 건축물의 강도와 단열성은 높이고 가격은 인하 할 수 있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 신한옥을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서민 신한옥은 산과 들에 널려 있는 우리 나무와 황토를 이용해서 자연그대로의 집을 짓자는 것이다. 기중기나 많은 일꾼을 동원해서가 아니라 가족 등 몇 사람이 협력해 보금자리를 지을 수 있게 하자는 게 목적이다.

서민 신한옥은 땔감 정도로 홀대받던 국산 통나무를 부가가치 높은 훌륭한 친환경 건축재로 탈바꿈시켰다. 아카시 나무를 예를 들어보자. 아카시 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은 과거에 헐벗은 임야였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우리의 산림이 황폐되었고, 그런 불모지에서는 다른 나무는 살 수 없었고 오리나무와 아카시만이 자랄 수 있었다. 그 나무들이 40여년이 지나니 고목이 되고 태풍에 쓰러지곤 한다. 아카시 나무는 수명이 35년 정도 된다. 그 이상이 되면 수명을 다해 쓰러지거나 고사한다. 사실 아카시 나무는 살아 있을 때는 꽃은 향기도 좋고 꿀이 많이 들어 있어 좋은 밀원이 된다. 또 잎은 양질의 녹사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나무는 땔감 외에는 별로 사용 할 곳이 없었다. 이런 오래된 아카시 나무로 너와를 만들어 관리를 잘 하면 30년은 너끈하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눈 오는 겨울에는 따스한 천연 지붕재가 되는 것이다.

#고령화된 산림자원, 선순환 이용 할 때

우리나라 산림은 급속히 고령화 되고 있다. 벌써 나무를 베지 않은 지가 40여년이 넘었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산소를 만드는 활동은 28~40년 사이가 가장 활발하다. 그 이 후에는 나무도 노쇠해 산소 발생이 저하되고, 뿌리와 가지 일부분이 죽어 숲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게 한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번개가 쳐서 들불·산불이 번지면, 그 다음에는 들소와 야생 짐승들이 몰려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목만 가득한 숲에는 움직이는 생명체가 별로 없다.

젊은 숲에는 햇볕이 들어 지표에서 새싹이 나고, 그 새싹을 먹는 메뚜기가 있고, 이 메뚜기를 잡아먹는 개구리가 생기고, 산토끼 노루는 물론 각종 조류도 날아드는 것이다. 또한 이런 젊은 숲에서는 더덕 고사리 두릅이 나오고 신선한 산소가 발생된다.

따라서 산림녹화 사업을 시작한지 40년이 지난 지금은 산림자원 활용에 대한 전향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높고 경사가 심한 곳은 천연상태로 보존을 해서 경관과 환경보전을 하고, 도로와 인접하고 기름진 곳 즉, 중하단부의 임지는 나무를 베어 건축재와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을 해야 한다.

석탄과 석유 가스는 탄소를 배출하는 유한 연료이다. 반대로 나무는 성장할 때 이산화탄소를 광합성으로 생성한 순수한 탄소이므로, 건축에 사용하면 그 건축물이 존재하는 한 탄소는 저장이 된다. 건축물의 최소 기간은 30년이므로 탄소는 이 기간 안전하게 저장된다. 목질계 바이오 에너지는 지속생산이 가능한 녹색에너지이다. 

국산 나무와 황토로 짓는 서민 신한옥은 거의 모든 수종의 국산 나무를 옹이가 많거나 심지어 구부러진 곡재라도 목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산에 나무를 심어 육림을 하는 일과 나무를 베는 일은 자동화가 불가능하고 모든 것을 인력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 고용창출 효과가 대단히 크다. 일자리 창출에는 숲 가꾸기가 최고다.

문제는 산에서 나오는 목재 산물을 톱밥이나 연료로 단순하게 소비한다면 경제성이 부족하고 그 사업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목재 산물을 부가가치 높은 제품으로 만들어 지속적인 소비 창출을 한다면 하나의 유망한 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다.

산에서 나무를 베어 지역단위로 수집 분류해서 부가가치 높게 판매를 하고 그 자리에는 어린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한번 베면 최초 5년 동안은 조림, 풀베기, 비료주기, 양묘 과정이 지속된다. 벼를 수확하고 나면 볏짚만 남지만, 나무를 한번 베면 나무보다 더 많은 일거리창출과 생태계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

그 과정에서 많은 고용 인력이 창출되고, 산을 가진 산주에게는 목재소득이, 산림사업에 종사하는 임업인에게는 근로소득이 발생되며, 국민들에게는 건강주택을 선물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연간 3조1000억원 가량의 수입목재를 들여오는데 국산목재를 사용함으로써 1조 원가량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이렇게 생산된 국산목재와 황토를 가지고 친환경 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또 다시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조성하는 전원마을, 생태마을을 국산 목재와 황토로 만든 서민 신한옥 단지로 조성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국산 목재를 가지고 수집-운송-가공비용을 충당하고도 산주에게 돌려 줄 수 있는 수익을 발생 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지금처럼 판재 각재를 생산해서는 수입목재에 경쟁력이 밀려 불가능하다. 국산 통나무에 적합한 소비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부분 중·소경재인 국산 목재를 제재하지 않고 건축재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동안 이의 실험을 통해 서민 신한옥은 진화를 거듭해왔기에 이제는 가능한 일이다.

농사는 일년지계이고, 십년지계는 나무를 심는 일이고, 백년대계는 교육이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나무를 심고 손자가 벤다”라고 하는데, 소나무 벌기령이 60~70년이다. 요즘 세상이 부자간에도 덤덤한데 손주를 위해 나무를 심자고 하면 설득력이 없다.

목재 수확기간을 60~70년이 아니라 20~30년으로 줄여야 한다. 20~30년 후에는 수확이 되니 나무를 심자고 하면 그래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토질이 좋은 산의 중하단부에 좋은 나무를 심고 잘 가꾸어서 중·소경재로 생산하면 70~80년 후에 떼돈을 버는 것 보다는 회전율이 높아질 수 있다. 물론 굵고 좋은 나무는 미래목으로 더 키우면 된다.

인간의 노력으로 통제할 수 있고 환경 부담이 없으며 지속 가능한 유일한 자원은 나무에서 얻어지는 목재다. 나무는 절대 베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나무도 수명이 있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벌목을 하고 그 자리에 새 묘목을 심어야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수명이 다한 나무나 숲을 가꾸면서 얻는 목재는 그 자체가 탄소 덩어리이며, 또한 건축재, 생활용품 뿐 아니라 땔감, 바이오 오일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목재 효율적 이용을 장려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일본(3·9운동), 영국(Wood for good), 캐나다(Wood Works), 뉴질랜드(NZ wood for a better world) 등이 그렇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우리의 삶과 산업에서 목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다. 목재는 지표면으로부터 얻을 수 있고 노력 여하에 따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지속 가능한 숲 경영을 위해 나무를 심고 푸르게 가꾸되 성장을 다한 나무는 베어 유용하게 이용하고 다시 나무를 심는 순환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순환고리 중 하나가 바로 서민 신한옥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도움말 주신 분:서경석 신한옥연구소장,부동산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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