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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2012 뜬 인물] <5> 신이 내린 황금발 리오넬 메시, 한해 최다골(85골) 경신
펠레, 마라도나, 게르트 뮐러,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지난 수십년간 축구팬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했다. 하지만 21세기 축구팬들은 그들을 떠올릴 필요가 없다. 그라운드에만 나서면 역사를 새로 쓰는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하면, 출전하는 경기마다 기록을 세우고, 매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상을 휩쓸어가고 있는 메시는 올해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라고 하기 어렵다. 수년간 독보적인 위치를 굳게 지키고 있는 ‘경쟁불가 대상’이다. 더 갈아치울 기록이 없을 것 같은 메시가 9일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바로 한 시즌 최다골이다.

지난 1972년 독일의 게르트 뮐러가 작성한 85골은 그야말로 꿈 같은 기록이었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조차 근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신이 내린 황금발’ 메시 앞에 결국 뮐러는 2인자로 물러나게 됐다.

메시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15라운드 레알 베티스전에서 혼자 2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뮐러의 기록에 1골 뒤져있었던 메시는 이로써 올시즌 모두 86골을 터뜨리며 세계최고의 득점기계임을 입증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9분 미드필더 파브레가스가 근육통으로 교체되는 돌발상황을 맞았으나, 전반 15분 메시가 수비수 3명을 제치며 정확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9분 뒤인 전반 24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이니에스타의 힐패스를 받아 왼발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40년만의 대기록이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레알 베티스는 전반 38분 한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메시는 현재 세계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FIFA 발롱도르를 3연패하고 있다. 올해 성적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2012 발롱도르 역시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열리는 시상식에 메시는 팀 동료 이니에스타,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그의 믿기지 않는 골사냥행진은 2005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석권하며 시작됐다.

169㎝의 작은 키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든 프리메라리가에서 커다란 핸디캡이 될 수 있었지만, 메시는 피나는 훈련으로 이를 커버했다. 가공할 스피드, 상대를 현혹시키는 환상적인 드리블, 빈 틈을 찾아들어가는 동물적인 공간감각,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슈팅능력…. 상대에게 메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선수다. 메시의 뒤에는 ‘룸서비스 패스’를 ’찔러주는 이니에스타-샤비-파브레가스라는 환상적인 미드필드진까지 버티고 있다.

메시는 라리가 한시즌 최다골, 한 시즌 최다 해트트릭, 바르셀로나 클럽 역대 최다골,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4연패 등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바르셀로나의 메시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을 정도다.

라리가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월드컵 우승 등 바르셀로나에서는 모든 것을 이뤘다. 남은 것이 있다면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것 정도일까.

메시즌 그동안 바르셀로나에서와 달리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입이 방정’인 펠레가 그를 깎아내리는 가장 큰 근거로 삼는 것도 그것이었다. 지난해까지 대표팀에서 67경기출전 19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구성과 감독의 용병술이 바르셀로나와 달랐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르헨티나에는 이니에스타가 없고,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포워드가 아닌 미드필더로 주로 내세웠다. 당연히 득점이 쉽지 않았고, 전방에는 메시를 능가하는 해결사가 없었다.

수년간 유럽무대를, 아니 세계축구를 평정한 메시의 나이는 이제 겨우 25세다. 아직도 그에게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그 사이에 리그 득점왕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같은 것은 몇 개 더 챙겨갈 것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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