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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의 전설’이 시작된다…김연아의 피겨 인생, 그 화려한 2막
깃털처럼 가벼운 점프는 여전했다. 우아한 몸짓은 농익었고, 눈빛은 더욱 깊어졌다. 1년 8개월 공백에 대한 염려는 ‘기우’였다. 비중이 떨어지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피겨계가 주목했다. 그녀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답게 빙판 위를 가르고, 거침없이 날아 올랐다. ‘퀸 유나’의 복귀는 짧고도 강렬했다.

김연아(22ㆍ고려대)가 NRW트로피 대회에서 우승하며, 피겨인생 시즌2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지난 9일(현지시간)독일 도르트문트의 아이스스포르트젠트룸에서 열린 NRW트로피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9.34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72.27점)을 합쳐 종합 201.61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최고점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후 ‘목표 상실’로 은퇴의 기로에서 장고했던 김연아는 지난 7월 선수로서 새출발을 선언했다. 그리고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와 2014년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미리 전세계 피겨팬의 갈증을 풀어줬다. 그녀의 부재 기간 동안 200점을 넘는 선수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김연아의 복귀는 갚지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 역시 김연아 공백 기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2011~2012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두번이나 6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으로 모처럼 선전했지만, ‘김연아가 없는 무대’에서 196.80점으로 200점 고지는 넘지 못했다.

김연아의 성공적인 복귀는 아사다 마오의 부활과 맞물려, 세계 피겨팬들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오랜동안 최고 흥행카드였던 ‘김연아 vs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 구도를 다시한번 볼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은 김연아가 목에 걸었고, 이어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아사다가 정상을 되찾았다. 이 후 아사다는 점프 난조 등 부침을 거듭했고, 김연아는 휴식기를 가졌다. 두 사람의 빙판 위 정면승부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올 해 아사다는 그랑프리 시리즈 두 차례 우승과, 지난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정상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이에 김연아는 NRW트로피에서 아사다의 시즌 최고점(196.80점)을 훌쩍 뛰어넘고, 통산 4번째 200점대를 작성했다. ‘맞수 경쟁’에 다시한번 불이 붙은 셈. 내년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는 2년만에 재회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프로스펙스

또, 이번 복귀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낸 김연아는 한국 피겨계에 또다른 희망을 품게 했다. 김연아가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에 ‘김연아 키즈’가 무럭무럭 자란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1~2위에 오르면 한국 피겨 선수들의 소치올림픽 출전권이 3장으로 늘어난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는 피겨 유망주들이 경험과 실력을 쌓을 또다른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쇼트 프로그램 ‘뱀파이어와의 키스’ 에서 김연아는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리는 몸짓을, 프리 프로그램 ‘레 미제라블’ 에선 애절하면서도 단호한 눈빛을 연기했다. 그 속엔 소치올림픽까지 멈추지 않을 ‘피겨 인생’ 2막에 대한 그녀의 꿈과 의지가 담겨 있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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