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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힐링 하우스’ 신한옥 <10> 기둥과 보,벽체와 지붕 만들기

  • 기사입력 2013-01-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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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집을 지을 것인가’라는 터 잡기가 결정되면 건축주의 일정과 자금능력에 맞춰 본격적인 건축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힐링 하우스’ 서민 신한옥은 건강과 자연미가 넘치는 에코 하우스를 지향한다. 건축주에게 83㎡(25평) 기준으로 1억 원에 실속 있는 ‘강소주택’을 지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디자인이나 외관에 집착하기 보다는 실제 주거생활을 함에 있어 사용하기 편하고 건강과 자연미가 살아있는 집을 만들어왔다. 현대적 건축기술과 소재를 적극 도입하되, 나무(원목)와 흙(황토)을 주재료로 고집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전국 곳곳에 지천으로 널린 국산나무를 거의 100% 활용함으로써 건축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벌목-가공(건축재료)-조림 과정에서 새로운 일거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1조원 이상의 수입목재 대체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서민 신한옥의 건축 공사는 크게 기초공사, 벽체와 지붕, 그리고 창호와 난방설비, 전기·조명으로 구분된다. 이 과정에서 건축비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벽체공사다. 벽체만큼은 철근이나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목재에 흙을 붙여서 만들기에 친환경적이면서 가격을 내릴 수 있다. 지붕 역시 천장을 황토로 단열하고 나무너와로 엮으면 건축비를 줄일 수 있다.

현재는 나무와 황토를 가지고 수작업으로 가공을 하게 되면 공사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집값이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서민 신한옥에 쓰이는 통나무벽돌이나 목재창틀은 대량 생산을 해야 하고 황토로 흙살을 입히는 것 역시 기계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무와 황토로 짓는 서민 신한옥의 기둥과 보, 벽체와 지붕 만들기 공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민 신한옥은 집의 외관과 설계는 가급적 단순화하고, 대신 튼튼하고 살아 숨 쉬는 주거 공간을 연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기존의 기와한옥이 갖는 복잡한 지붕구조나 갖가지 창호는 최대한 줄이고 단순화했다. 지난 2012년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지어진 제3세대 서민 신한옥이 대표적이다. 이집은 지금까지 선보인 신한옥 가운데 가장 진화한 것으로, 통나무벽돌과 황토로 만든 벽체의 두께만 무려 40㎝에 이른다. 너와로 엮은 지붕 역시 나무와 황토와 어우러져 투박하면서도 건강한 자연미를 물씬 풍기는 ‘탄소제로 하우스’다.

#튼튼하고 자연미 넘치는 건강한 ‘강소주택’

집을 신축할 때는 가장 먼저 기초 공사를 한다. 이 때 유의할 점은 경사지 및 성토 부지의 경우 바닥 다짐과 집중 호우로 인한 붕괴에 대비해 지반의 보강을 해 주어야 한다. 토질, 건물의 규모 등에 따라 기초 방식은 신중하게 선택한다. 일반적인 기초방법은 콘크리트 줄기초나 매트기초로 충분하지만, 지반과 주위 여건에 따라 보강한다.

또, 기초공사를 하기 전에 바닥의 오·배수 및 전기 배관을 미리 시공하되 외부 배관과의 연결을 고려해 적당한 구배를 주어야 한다. 욕실, 보일러실, 다용도실 등은 누수를 막기 위해 바닥면보다 10㎝정도 낮춰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무와 흙을 주재료로 하는 서민 신한옥의 구조체 공사는 1, 2세대의 경우는 기둥+보+황토 방식, 3세대의 경우는 통나무벽돌+황토(벽돌) 중심으로 이뤄진다. 나무와 황토는 이질재이기 때문에 이음부분에 대한 균열 및 단열, 결로 방지에 신경을 써야한다. 기둥과 보의 연결은 장부방식으로 기계를 이용해 정밀하게 가공해 조립하게 때문에 못을 사용하지 않고도 견고하게 맞물린다.
 
통나무벽돌과 황토(벽돌)로 구조체를 만드는 경우는 통나무벽돌을 완전하게 1년 이상 건조 시켜 커팅, 샌딩, 페인팅까지 끝낸 완제품을 비닐로 싼 뒤 벽체공사를 하고 완공 후에 이를 벗겨내면 황토의 습기가 나무에 스며들지 않고, 틈도 벌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통나무벽돌이 대기의 습기를 흡수해서 부풀어 올라 틈이 메워진다.

 
서민 신한옥의 벽체 기둥은 기계를 이용해 사전에 정밀하게 가공 처리한 뒤 현장에서 조립한다.

서민 신한옥의 지붕은 나무, 황토와 조화를 이루는 너와 뿐 아니라 기와, 아스팔트 싱글 등 자유롭게 표현한다. 물론 전체적인 조화의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너와가 잘 어울린다. 이 경우 지붕 판재 설치 후의 방수공사에 특히 주의한다.
 
먼저 지붕 합판 위에 OSB 합판을 덧대고, 그 위에 수평 방향으로 방수 시트를 덮고, 다시 그 위에 ‘다루끼’라고 하는 각재를 아래위 수직 방향으로 댄다. 그 위에 길이 방향으로 방수 시트를 한 번 더 깔고 길이 방향으로 설치된 다루끼 각재 위에 수평방향으로 기와걸이 각재를 설치하고 그 위에 너와를 3중으로 설치한다.

#“통나무 그대로”…전통의 도랑주 기법 시공

기둥과 보, 도리 설치 및 지붕 작업 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기둥은 단면 형태에 따라 원형·네모·다각형 기둥으로 나뉘는데, 서민 신한옥은 처음에는 가공 처리한 사각기둥을 써오다가 점차 통나무 원형 그대로 이용하는 3세대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보는 건물 앞뒤를 연결하는 수평 구조부재이며, 지붕의 무게를 받아주는 역할을 한다. 보는 그 위치와 쓰임에 따라서 명칭이 다양한데 가장 크고 길이가 긴 대들보를 비롯해 대들보 위에 놓이는 중보와 종보, 대들보 앞뒤의 짧은 보인 툇보가 있다.

도리는 건물의 좌우를 연결하는 부재이며, 목구조 중에서 가장 위에 놓이면서 서까래를 받는다. 놓이는 위치에 따라 주심도리, 중도리, 종도리 등으로 구분하며 종도리가 가장 위에 놓인다. 도리는 단면 모양에 따라 둥글게 만든 굴도리, 네모난 모양의 납도리, 팔각도리로 구분된다.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나무의 비밀이 있다. 그건 나무의 겉 부분이 속 보다 더 단단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무속이 단단하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나무속은 간격이 넓고 약해서 잘 부러진다. 반대로 겉 부분은 아주 야물고 단단하다. 나무의 겉 부분은 양분과 수분을 운반하고 생장하는 살아 있는 부분이다. 나무의 속, 벌건 부분은 죽은 조직이다.

문제는 건축을 할 때 야물고 단단한 겉 부분은 자르거나 깎아버리고, 죽은 부분인 약한 속(심재) 부분을 가지고 집을 짓는다는 것이다. 사과의 영양분은 껍질에 있는데, 영양덩어리인 껍질은 까서 버리고 속만 먹는 것과 같다. 당연히 나무는 통나무 그대로 건축을 하는 것이 단단하고 자연미가 있다. 나무는 나이테가 촘촘할수록 단단하다.

서민 신한옥은 비바람과 햇빛에 노출되는 부분은 통나무 원목 그대로 사용한다. 못도 일반 목조건축보다 적게 사용한다. 그러면서도 구조는 어떤 건축방식보다 강한 골격을 유지한다. 이처럼 순수한 국산 목재와 황토로도 충분히 좋은 집을 만들 수 있다. 나무 기둥을 원래 생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도랑주라고 한다. 과거에도 도랑주를 사용한 적이 드물게 있었지만, 서민 신한옥은 기둥과 보, 창틀 모두를 도랑기법으로 짓기도 한다.

#황토, 건축 현장에서 직접 조달하기도

서민 신한옥의 벽체 형성에 있어 나무는 물론 황토의 역할도 중요하다. 투박한 자연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황토에 원목을 가공하면서 남는 우드 매쉬 등을 혼합해 개어 바르거나 손으로 찍은 황토벽돌을 사용하기도 한다. 외벽 마감재는 석회나 시멘트를 혼합해 강도를 높일 수도 있으나 가능한 순수 황토 그대로 사용하되, 크랙을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한다.

서민 신한옥은 가급적 신축 현장 주변에서 황토를 직접 조달해 사용한다. 지푸라기 대신 우드 매쉬를 활용하며, 스티로폼 알갱이를 넣어 단열효과를 높인다. 품질 좋은 황토벽돌과 황토를 사용하고자 할 때는 경기도 여주에 있는 인토문화연구소의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 이곳에서는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직접 손벽돌을 찍어내기에 황토의 기능성과 자연미가 뛰어나다. 

가공기계로 판 기둥의 장부구멍에 결합시킨 뒤 목재 쐐기를 박아 단단하게 결합시킨다.

3세대 서민 신한옥의 황토벽은 3차에 걸쳐 작업을 한다. 1차는 17㎝, 2차에는 30㎝로, 그리고 벽체가 완전히 건조되면 3차로 최종 40㎝ 두께로 마감한다. 흙 쌓기를 할 때 황토의 수분이 통나무벽돌에 흡수 되지 않도록 반드시 통나무벽돌을 비닐로 감싸준다.

겨울철 단열을 위해 서까래와 흙벽의 접합부분이나 창문틀 주변의 빈틈은 실리콘이나 우레탄폼 등으로 밀실하게 메워 준다. 별도의 천장 틀 설치 후 천장재를 붙일 경우에는 천장재 내부에 단열재를 충진한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화장실 내벽은 방수처리를 한 뒤 타일로 마감한다.

#나무와 황토로 만든 벽체, 다양한 연출 가능

3세대 서민 신한옥처럼 통나무와 황토를 사용해 벽체를 만드는 경우, 특별한 기술 없이 간단한 시공능력만 갖춰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축주가 직접 자력(가족 노동력, 동호회 품앗이 노동력)으로 지을 수도 있다. 특히 벽면이 통나무와 황토가 그대로 노출이 되어 살아 숨 쉬는 건강한 집은 물론 있는 그대로의 자연미가 일품이다. 또한 4각, 6각, 8각 등 각집 뿐 아니라 원형 집 등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어 외관이 독특하다.

나무와 황토를 주재료로 한 서민 신한옥은 벽면 구성에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외벽은 3세대 서민 신한옥처럼 통나무벽돌과 황토를 쌓아 올려 만들고, 거실과 방, 방과 방, 방과 화장실 등 내부 경계벽은 황토벽돌 등을 이용해 만든다. 외벽의 경우도 기둥과 보 등 주요 골조만 통나무 원목으로 하고, 황토를 사용해 심벽이나 담틀벽으로 짓기도 한다. 

천장을 만들 때 원목 그대로의 모양을 살려 자연미가 물씬 풍긴다.

심벽이란 기둥과 기둥을 가로질러 나무를 대고 그 가로 나무에 세로로 나무를 세워 힘살을 만들어 짓는다. 이 힘살에 수수깡, 대나무, 싸리나무 등의 자연재료를 엮거나, 아니면 힘살 대신 새끼줄로 바둑판과 같이 가로 세로 촘촘히 엮어 벽체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힘살 대신 신소재를 사용해 골조를 세운 벽체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흙을 발라 마무리한다.

담틀벽은 콘크리트 거푸집과 같이 나무판자로 틀을 만들고 그 틀 속에 황토를 채운 후 다져서 벽을 만든다. 맨 아래에서부터 40㎝ 정도의 넓이로 틀을 만들어 작업한다. 아래가 마무리되면 다시 틀을 올려서 쌓는다. 이 작업은 담틀에 흙을 다져넣는 일이 중요하고 노동력도 많이 필요하다. 사용하는 흙은 물기가 없게 하여 넣은 후 막대기로 단단하게 다져주어야 한다. 벽면이 견고하고 아름다운 게 장점이다.

최근 들어 일반 황토집의 경우 황토블록과 황토벽돌을 이용해 많이 짓는다. 서민 신한옥도 일부 외부 벽체나 내부 벽체 구성에 있어 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황토블록이나 황토벽돌은 나무나 철판으로 만든 틀에 황토와 지푸라기 등의 재료를 넣어 찍어 만든다. 황토블록이 벽돌보다 크다. 둘 다 기계로 만드는 방법과 수작업을 하는 방법이 있으며, 건축주가 직접 찍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버려지는 밤·아카시나무가 훌륭한 너와재료로

통나무와 황토의 장점을 결합시킨 서민 신한옥은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비용절감 및 시공의 용이성, 그리고 자연미를 살린 건강한 집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통나무집은 통나무를 18단에서 23단까지 쌓아야 한쪽 벽체가 구성된다. 그만큼 나무가 많이 소요되고, 비용부담도 크다. 벽체에 틈이 생기는 하자도 발생된다.

 
서민 신한옥에 잘 어울리는 지붕 재료인 너와

서민 신한옥은 통나무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수십 년간 공들여 키운 나무를 20단 안팎으로 쌓는 것은 어찌 보면 목재의 낭비이다. 또 목재만 쌓게 되면 눈이 어지럽고 쉽게 피로해진다. 통나무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그 사이를 황토로 충진하면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집을 만들 수 있다.

지붕 공사는 지붕 가구의 조립과 지붕재 덮기로 진행된다. 가장 먼저 추녀를 걸고 이어 서까래를 건 후 부연을 걸어서 완성한다. 추녀는 지붕 모퉁이에서 45도 방향으로 놓는 부재이다. 서까래는 도리 위를 건너지르는 부재로 경사진 지붕면을 만든다. 서까래 하나로 만드는 처마를 홑처마라 하고 이중으로 만든 것을 겹처마라고 한다.

서민 신한옥에 잘 어울리는 지붕재료인 너와에 대해 좀 살펴보자. 나무 너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재료로 단열이 우수하다. 너와는 밤나무가 최고이며, 그 다음이 아카시 나무이다. 밤나무는 나무 독이 있어 벽난로나 구들방에 때면 독이 나오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러나 너와로 사용하면 최고의 지붕재가 된다. 아카시 나무 또한 특성상 섬유질이 강해서 일반 목재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하지만 너와로 만들어 잘만 관리하면 30년은 쓸 수 있다. 활용하기 마땅찮은 밤나무와 아카시 나무가 여름에는 시원하고 눈 오는 겨울에는 따스한 천연 지붕재가 되는 것이다.


<도움말 주신 분:서경석 신한옥연구소장,부동산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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