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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경기불황? 국회의원실 앞엔 선물이 탑처럼...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계속된 한파와 폭설로 작황이 부실하고, 설 맞이 장바구니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모 국회의원이 최근 한 공개석상에서 설을 맞이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표현한 말이다. 불황에 지갑은 가뜩이냐 얇아졌는데 폭설까지 겹쳐 설 제수용품들의 가격은 자꾸 치솟으니 서민들의 한숨을 정치권이 덜어줘야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말로 먹고사는 정치인이라 그런지 역시 말 뿐이다. 정작 여의도 국회를 둘러보면 ‘이런 걱정’을 언제했나 싶다.

집무실이 모인 의원회관은 ‘택배상자’들로 발디딜 틈도 없다. 쌓인 택배상자들이 겹겹이 층을 만들어 ‘산’을 이루는 장관도 의원회관 1층에서는 이제 예삿일이다. 택배기사들의 오가는 발길 덕에 ‘설 대목’을 맞이한 의원회관은 들뜬 분위기마저 감돈다.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변사또의 호화 부임연을 풍자한 시가 떠오를 지경이다.

한 의원실의 관계자는 “설이고 하니 각 지역에서 보내온 선물들이 대부분이다. (택배 박스 쌓이는 것은) 익숙하다. 연초가 되면 벌어지는 광경”이라고 설명했다.

찬찬히 택배박스들을 살펴보니 각 지역구의 단체들의 이름과 새해 인사들이 큼직하게 적혀있다. 대부분이 지역에서 난 특산물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사과를 비롯해 배, 버섯, 밤, 쌀 등 어느 시장 부럽지 않을만큼의 다양하다.

그나마 불황의 흔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김’이다. 여기에 김 박스가 있나 싶으면 금새 또 다른 빈 자리에 김 박스가 쌓인다.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 때문에 고가의 명품 선물보다는 김ㆍ참치 등의 ‘실속형’ 선물이 늘어난다는 언론보도가 사실이었나보다.

물론 이 많은 선물이 몽땅 의원 차지는 아니라고 한다.

한 의원실의 관계자는 “방마다 다른데 우리 방(의원실)의 경우는 선물이 들어오면 의원실 식구들이 적당히 나눠서 가져간다”며 “의원실로 배달되는 것들이라 상품질이 좋아 집에 들고 가면 가족들이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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