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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폭 가득 만개한 붉은 매화…내 마음에도 ‘봄’ 이 물드네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화폭 가득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붉디 붉은 ‘홍매’(紅梅)다. 매화 향기가 캔버스를 뚫고 나올 듯하다. 매화 줄기 너머로는 대나무숲이 보인다. 그 숲을 한가로이 거니는 사람의 뒷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이 분출하듯 강렬한 매화 그림은 전남 담양에서 작업하는 박구환 작가의 ‘만개하여 MO1309’라는 신작이다. 작가는 대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더 깊이 옮겨가 작업을 시작하자 ‘만개하여(in full bloom)’ 시리즈가 봄꽃 터지듯 활짝 터져나왔다고 한다.

그의 매화 그림은 꽤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일반 회화에 비해 몇곱절의 공력을 들여 만들어진 독특한 방식의 회화다.

원래 광주 지역에서 알아주는 목판화가였던 박구환은 새로운 회화 실험을 했다. 우선 목판에 매화며 대나무 형상을 일일이 끌칼로 세밀하게 새긴 다음, 종이가 아닌 캔버스에 열다섯차례에 걸쳐 그림을 찍는다. 그리곤 그 위에 유화 물감으로 붓질을 더해 작품을 완성해가는 방식이다. 통상적인 화가들이 캔버스에 붓만으로 그린 그림과는 달리, 박구환의 회화는 보다 깊은 맛을 전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층의 레이어가 살아있어 입체감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화나 서양화, 사진 등에서 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은 많지만 박구환 작가처럼 목판에 매화를 새긴 뒤 이를 캔버스에 옮겨 다시 그림으로 완성하는 기법은 박 작가가 처음이다.

생동감 넘치는 홍매를 담은 그의 회화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갤러리세인(대표 정영숙)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박구환의 ‘만개하여’시리즈의 다양한 연작을 한자리에서 살필 수 있는 자리다.

정영숙 갤러리세인 대표는 “자연과 교감하며 작업하는 작가의 마음자락이 작품에 그대로 옮겨지고 있다. 대도시에서 바쁘게 생활하는 도시인에게 박구환 작가의 홍매 작품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넉넉함, 힐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진다. 02)3474-7290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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