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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민상식> 시민 ‘앵무새’ 만드는 ‘경찰182콜센터’
교통범칙금, 분실물 등 경찰 관련 민원전화를 한 군데서 통합 처리하는 ‘182경찰민원콜센터’가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182콜센터는 긴급신고와 비긴급민원을 분리해 긴급한 상황에 놓인 시민이 통화대기되는 것을 막고, 민원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일 연중 무휴 24시간 운영체제로 문을 열었다. 당시 경찰은 “범죄신고는 112, 경찰 민원상담 및 실종신고는 182를 누르라”면서 “182콜센터는 첨단 전산시스템과 상담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국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182콜센터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182콜센터는 상담이력 조회가 활성화해 있지 않아 같은 내용의 제보나 상담을 여러 번 반복해 말해야 한다. 실제로 현재 경찰청 홈페이지에는 182의 이런 문제에 대한 불만 글이 수십여건이나 올라있다.

김모 씨는 지난해 12월 말께 경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182에 전화를 했다가 112와 경찰서, 지구대, 현장출동 경찰관 등 10번이나 같은 얘기를 해야 했다. 요즘 민간기업체도 상담이력 조회가 가능해 고객이 두 번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182콜센터에서 전화를 돌려주더라도 해당 경찰과 연결이 안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난 5일 기자가 직접 182에 전화를 걸어 민원 상담을 이유로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에 연결을 요청했지만 담당 경찰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겨우 전화연결이 됐지만 “담당 부서가 아니다”며 다른 곳으로 전화를 돌렸다.

경찰은 시민의 목소리도 외면하고 있다. 시민이 제기한 182콜센터 시정 요구에 동문서답하듯 애매한 답변만 늘어놓고 있다.

경찰이 격무에 시달리다보니 민원에 일일이 답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상담이력 조회 시스템은 마련해 시민이 ‘앵무새’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시스템을 서둘러 수정ㆍ보완하지 않으면 신속한 사건 처리를 약속하며 콜센터번호를 ‘182(일빨리)’로 정했던 취지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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