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 상태에서 결혼하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더 큰 문제는 취업난이 혼인율과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면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도 이런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직ㆍ가사ㆍ학생(이하 무직)’ 상태로 결혼한 남성은 1만8731명으로 전년보다 2.6%(500명) 감소했다.

무직 상태에서 새 신랑이 된 숫자는 2008년 2만2434명, 2009년 2만2070명이었다. 2010년 2만명 아래(1만9986명)로 내려앉은 뒤 2011년 1만9231명, 2012년 1만8731명으로 5년째 내리막이다. ‘무직’ 남성 결혼이 전체 결혼 건수에서 차지한 비중은 2008년 6.8%에서 지난해 5.7%로 하락했다. 국가통계포털이 직업별 혼인 자료를 공개한 2004년 이래 가장 낮다.

이런 흐름은 여성에서 훨씬 두드러진다. 지난해 무직 상태로 결혼한 여성은 12만8426명으로 전년보다 8.6%(1만2025명) 줄었다.

과거에는 취업준비생이라도 미래를 보고 결혼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결혼을 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 악화로 20대가 취업난을 겪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맞벌이를 선택하는 추세도 무직 상태의 결혼이 감소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25~29세 여성의 고용률은 2000년 53.7%에서 지난해 68.0%로 껑충 뛰어올랐고, 30~39세 여성의 고용률도 52.5%에서 54.5%로 높아졌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