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전통적인 전당포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와 달리 고가의 명품을 취급하는 전당포는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나 재벌가 자녀들이 명품백, 시계, 골프채 등을 맡기고 급전을 빌리는 ‘부유층의 3금융권’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0만원 이하 급전을 빌리는 저신용자용 전당포는 10년 전에 비해 80%가량 줄어들어 전국에 1000여개에 불과하다. 반면 고가 명품을 취급하는 명품전당포는 서울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10년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명품 전당포가 아예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단시간내 빠른 성장을 보였다.

전당포는 과거와 달리 신세대 부유층의 급전 대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서울 강남이나 여의도 일대는 명품 가방, 시계, 다이아몬드, 골프채, 구스다운 패딩, 외제차 등의 취급하는 명품 전당포가 밀집해 있고 주고객층은 20~30대다. 서민들보다는 고가의 물건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적 여유를 갖춘 교수,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나 연예인, 재벌가 자녀, 사업가 등이 주로 찾는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직업 특성상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기 민망하거나 수입이 없어 곤란할 때 명품 전당포를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전당포의 이용법은 기존 전당포와 다르지 않다. 자신의 물건을 보여주면 간단한 감정을 거친 후 중고가의 60~8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추후에 원금과 이자를 갚은 뒤 물건을 돌려받을 수 있고, 이자는 월 3%, 연 36~39% 수준이다. 대출금은 감정 후 5분 안에 입금해준다.

20~30대 명품족이 증가하다보니 이들에 맞춰 전당포 영업방식도 진화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물건을 감정받고 거래하는 일이 늘어났다. 출장 방문도 명품 전당포에서는 당연한 고객 서비스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전당포가 신용불량자 보다는 중산층이나 부유층의 급전을 융통해주는 제3금융권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전당포 실태를 파악해 보다 양지로 나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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