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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제4부 자연과 사람(22) 거창군 정철효?김복남 부부 “대자연 속 교육상담과 봉사활동…지역사회학교 모델 만들어야죠”

  • 기사입력 2013-06-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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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부가 도시를 내려놓고 다시 농촌으로 돌아간 것은 지난 2002년, 그러니까 벌써 10년이 조금 넘었다.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이어진 생계형 귀농은 아니었다. 그저 메마른 도시의 삶은 더 이상 아니다 싶었고, 특히 하나뿐인 아들의 교육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중 사교육에 매달릴 필요가 없고 열린 교육이 가능한 시골(거창)을 택하게 됐다.

경남 거창군에서 예비사회적기업인 하나교육상담센터(www.hanaecc.com)를 운영하고 있는 정철효(54)·김복남(53) 부부는 이렇게 귀농 아닌 귀촌으로 시골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다. 지금은 ‘선도적 귀촌인’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남편 정씨는 센터장을, 부인 김씨는 이사직을 맡고 있다.

사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교육상담센터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도 큰 도시가 아닌 군 단위 지자체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회적기업이란 결국 사회적 공헌과 기업의 이윤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을 통틀어서도 이 곳 밖에는 없다.

하지만 이 부부는 교육상담 분야야말로 치유의 대자연속에서 이뤄질 때 목적한 바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도시의 삶을 내려놓고 자녀교육을 위해 시골로 들어온 이유이기도 하다.

 
10여 년 전 경남 거창으로 귀촌해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인 하나교육상담센터를 운영 중인 정철효(오른쪽)·김복남 부부.

“결혼 직후 먼저 포항에서 교육문화공간인 북카페(서점)를 운영했어요. 이후 옮겨 간 대구에서는 남편이 구호단체인 한국이웃사랑회(현 굿네이버스) 대구지부 총무로 근무했지요. 교육과 봉사라는 큰 틀에서 보자면 지금도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이미 몸에 밴 도시를 벗어 던지고 거창으로 귀촌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합천이 고향이고 거창고를 나온 남편 정씨는 “언젠가는 돌아가야 한다”고 늘 되뇌었지만, 정작 고향이 거창인 부인 김씨는 아이 교육과 고향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부인 김씨는 “그러다가 나이 40대에 들어서고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자 자연스럽게 “이젠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남편 정씨는 이후 10년 동안 본인의 모교인 거창고에서 생활관 운영을 맡았다.

신학을 전공한 남편 정씨는 원래 교육상담 전문가다. 그는 이 분야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그리고 10년 동안 거창고 생활관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상대로 실무 상담 경험까지 쌓았으니, 사실 교육상담센터 운영자로 이보다 더 적임자도 없을 듯하다.

 
경남 거창군 위천면 명승 수승대 인근에 자리 잡은 하나교육상담센터 전경.

“거창고 생활관 운영 시절 학생들을 상대로 집단 상담을 했는데, 처음엔 머뭇거리던 학생들이 나중에는 스스로 찾아오더군요. 상담 결과는 놀라웠어요. 집단 상담에 참여한 학생들의 생활이 밝고 적극적으로 확 바뀌더군요. 저도 무척 보람있었고, 학교 교육뿐 아니라 이런 교육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지요.”

이들의 하나뿐인 아들은 거창에서 사교육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중고생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부인 김씨는 “아들은 군대 제대 후 아직 복학하지 않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아들 역시 부모가 걸어온 교육과 봉사의 길을 대물림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일찍이 거창으로 귀촌해 비교적 순탄한 인생 2막을 영위하던 두 사람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 2012년 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금의 하나교육상담센터를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설립한 것. 이어 2013년 봄에는 거창에서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위천면 황산리 ‘명승 수승대’ 인근에 대형 교육연수시설을 마련하고 입체적인 교육상담사업에 나섰다. 물론 교육기부 및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거창에서도 산 좋고 물 좋은 으뜸 터에 들어선 교육연수시설은 부지 3,636㎡(1,100평)에 3층짜리 건물(4층 옥탑)과 식당(198㎡, 60평), 주차장 등이 들어서 있다. 이전에 모텔로 사용했던 건물을 교육연수시설에 걸맞게 리모델링 작업을 했다.

 
정철효(양손을 들고 설명하고 있는 사람) 하나교육상담센터 대표가 부부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이 순조로울 수만은 없는 법. 부인 김씨는 “남편은 미래지향적이라 늘 꿈을 꾸다보니 머릿속 삶은 행복한데 현실감각이 좀 떨어진다. 그래서 제가 때때로 현실 점검을 한다”라며 지그시 웃었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이라 이 시설에 무엇을 채워 넣을 것인가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이내 응원을 보낸다.

남편 정씨의 교육연수원 활용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일단 기존에 해오던 각종 교육상담 위주로 시설을 운영하면서, 한편으로는 펜션, 게스트하우스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각종 일자리 창출 및 귀농·귀촌교육과도 연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재의 식당 2층을 증축해 대형 교육관을 만들고, 또 무대 발표를 원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동장 빈 공간에 미니 공연장도 지을 생각입니다.”

미래를 그려보는 이 부부의 표정에서는 행복감과 기대감이 한껏 묻어난다.

주력 부문인 교육상담 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하다. 아동·청소년 진로교육에서부터 인성계발 집단상담, 성격·적성·진로에 따른 맞춤형 교육, 방과후 학교, 꿈키우기 캠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각종 교육 컨설팅·기획·진행, 공무원·기업체 연수, 도농교류사업 뿐 아니라 마을축제 기획·진행, 건강교실·정보화교실 운영 등 행복한 마을가꾸기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의 꿈의 터전인 교육연수시설이 위치한 곳은 거창 최고의 절경으로 유명한 위천면 황산리 ‘명승 수승대’ 인근이다. 이곳에선 매년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린다. 또한 이 일대는 덕유산 자락에서 발원한 맑고 풍부한 위천(월성계곡)이 사시사철 흐르고, 도립공원인 청정 금원산의 자연휴양림&생태수목원, 그리고 황산 신씨 고가마을이 지근거리에 있어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남덕유산 정상에 올라 포즈를 취한 정철효(왼쪽)·김복남 부부.

이처럼 청정한 대자연속의 삶은 이들에게 건강이라는 선물도 덤으로 안겨주었다.

“거창에 내려온 다음 매달 한번 이상 부부 동반 산행을 했지요.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 등 수려한 국립공원 산행을 하루치기로 다녀올 수 있답니다. 남덕유산의 경우는 반나절이면 충분해요. 마치 뒷산처럼 이용하지요. 이것 또한 자연의 축복이고 행복의 한 축입니다.”

남편 정씨와 부인 김씨의 향후 목표는 분명하다. 이런 대자연의 축복 속에서 하나교육상담센터를 또 다른 형태의 ‘지역사회학교’의 모델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는 물론 교육과 상담, 봉사와 사랑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다. 이들이 앞으로 펼쳐나갈 행복한 인생2막-귀촌 후편이 기대된다.

(전원칼럼리스트,헤럴드경제 객원기자,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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