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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日, 수산물 분쟁보다 오염예방에 힘쓸 때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우리 정부의 조치에 반발,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한마디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한국의 조치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인데 그야말로 적반하장 아닌가.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는 오염물질 트리튬(삼중수소)이 급격히 증가해 곧 지하수에 도달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일본이 당장 급한 지하수 오염방지에 전력하지 않고, WTO 같은 엉뚱한 문제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만 키울 뿐이다.

일본 수산청 관계자가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을 방문했다. 일종의 항의방문인 셈이다. 그는 정부에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의 근거와 경위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또 금수조치의 철회를 요구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WTO에 제소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수입 금지조치에 대해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자국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무역분쟁을 야기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일본은 한국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이다. 일본이 만일 보복조치로 한국산 수산물 수입을 줄이거나 금지하면 우리로선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본은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통해 이를 국제이슈화하고, 동시에 한국산 수산물의 수입을 줄이려 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일본은 자국산 수산물이 신뢰를 잃어 한국산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일본 내에 팽배해 있는 원전 오염수에 대한 불신감을 희석시키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오염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관측용 우물 지하수에서 검출된 트리튬 농도가 5일 새 36배나 급상승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영향은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고 단언한 데 대해 책임질 수 없는 말이라는 반론이 많이 나왔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는 자칫 일본의 의도대로 한ㆍ일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일본은 이 문제를 WTO로 가져가려 할 것이고, 우리는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수산물 수입금지 해제를 요구하기보다 해양오염 방지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또 주변국 못지않게 일본 내에서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물론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해양 오염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우리가 되레 압박을 해야 할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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