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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가파른 원화강세, 기업 내성키워 극복해야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 행진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에 복병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주 1055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 이후 1060원 선을 지키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의 추세라면 연중 최저점(1054.5원) 돌파는 물론 1차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1050원선마저 연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 전망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1000원 선도 장담키 어렵다는 분석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원화 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시장에 달러가 그만큼 넘치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8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 빠져 나온 달러가 한국시장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이 달러는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에서 42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설 정도로 많았다. 수출 호조로 기업이 시장에 내놓은 달러도 크게 늘어나며 원화 강세에 일조했다. 이 같은 원화 강세기조는 당분간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행이 더 늦어져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원화 강세는 큰 부담이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면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심각한 파장으로 이어진다. 대기업조차 환율이 더 내려가면 감당이 버거울 정도의 타격을 받게 된다고 하소연이다. 중소기업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환율이라며 아우성이다. 물론 환율 움직임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 되지만 수입가격을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고, 해외여행과 송금 등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긍정적 측면도 적지 않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 발목을 잡을 정도라면 사정은 다르다. 당국이 외환시장을 예의 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이유다.

환율이 기업 채산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움직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선 곤란하다. 환율로 악화된 수출여건은 원가절감과 품질경쟁력으로 이겨낼 수 있는 내성을 길러야 한다. 더욱이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국의 환율 보호막도 더 높아지고 있다. 설령 환율이 세 자리수로 내려가더라도 언제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 정부 당국도 자본 유출입을 규제하는 토빈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투기 세력을 걸러 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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