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원전 3기 재가동, 너무 성급한 건 아닌지
신고리 원전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에 따라 일부 가동을 시작했거나 늦어도 이번주 중 모두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으로 발전기가 멈춘 지 7개월 만이다. 이들 3기 원전의 출력은 각각 100만㎾로 모두 300만㎾에 이르러 이번 가동으로 빠듯한 겨울철 전력 수급이 한층 여유로워질 전망이다. 전력당국은 이들 3기의 원전이 정상 출력에 도달하면 예비전력은 안정선인 400만㎾를 훌쩍 넘어 700만~1000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정도면 올겨울 전력이 모자랄 일은 거의 없을 듯하다.

그러나 전력난 덜려고 너무 성급하게 발전을 다시 시작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일각의 지적처럼 외국 업체가 직접 구매해 납품한 부품의 시험성적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불안하다. 민주당 등 야권은 시험성적서를 전부 조사한 뒤 재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원안위는 재가동 결정에 앞서 이중 삼중으로 안전성을 검토했을 것이다. 하지만 원전 부품 비리의 골이 얼마나 깊었고, 국민들의 실망과 불안감이 얼마나 컸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털끝만한 불안감도 남기지 않았어야 했다고 본다. 전력 부족 심각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자칫 일이 잘못되면 백배 천배의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원전 사고는 단 한 번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일본 후쿠오카 원전에서 똑똑히 보았다. 원전 반경 30㎞ 내에 500여만명이 사는 게 한국이다. 한치라도 원전 안전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전력당국은 전문가 등 외부 인사들이 제기하는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이고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원전 부품 품질 서류의 전수조사 등 추가조치를 철저히 시행하라고 당부한 것은 의미 있는 주문이다.

원전 부품비리 단절과 사고 예방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와 같은 원시적 비리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해야 원전 안전이 담보될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대형 지진이나 화재, 폭발, 해일 같은 천재지변에 대비한 안전 매뉴얼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점검해야 한다. 재가동된 원전에서 비리와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우리 원전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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