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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신년회견 키워드는 소통 전제한 혁신
박근혜 대통령의 6일 신년 기자회견의 키워드는 개혁과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취임 이후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음으로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선 박 대통령은 모두연설과 일문일답을 통해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소신과 입장을 솔직하고 가감없이 피력했다. 회견의 핵심은 ‘안정 속 개혁’으로 요약된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내수ㆍ수출의 균형경제, 규제개혁장관회의 신설, 원칙있는 대북정책, 공기업 혁신, 서민 생활여건 개선 등이 모두 안정과 개혁을 두 축으로 한다. 방향은 잘 잡았다.

하지만 이날 회견의 진정한 의미는 박 대통령이 비로소 소통을 시작했다는 데 있다. 사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좋든 싫든 ‘불통’의 아이콘이었다. ‘얼음공주’, ‘밀봉인사’, ‘자랑스러운 불통’ 등의 표현은 그래서 나왔다. 취임 후 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는 오히려 더해졌다. 이른바 박심(朴心)은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의 입만, 관료들은 청와대만 쳐다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안정 속의 개혁을 강조했지만 이 역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우선 재계와의 소통을 재개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자면서 기업인들과 담을 쌓아선 안 된다. 일자리 만들기와 투자 확대는 머리 숙여 부탁하고 비자금, 세금 탈루 등에는 날 서게 비판하는, 뒤끝 없는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 기업들에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고,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증세 문제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노동계와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가령 이달 중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사전적인 메시지를 줘야 한다. 스스로 ‘국정운영의 2인3각 파트너’라고 한 야권은 물론 여권을 비롯한 내외 정치 지도자들과도 흉금없이 만나 귀 기울이고 설득하고 이끌어야 한다.

이것이 박 대통령이 강조한 ‘비정상의 정상화’다. 공기업 개혁만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다. 대통령 역시 이번 기회에 통치와 국정운영의 방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신년 회견은 그 시발점이 돼야 한다. 기자회견이든, 국민과의 대화든 형식에 구애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국정 현안을 국민들에게 설명하며 소통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제까지의 박근혜 대통령은 ‘고독한 승부사’다. 이제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들을 주워 담아 한 차원 높은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펼칠 때다. 이날 제시한 대북 안보, 대일 외교정책과 각종 개혁 조치들 역시 전문가,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열린 정치, 자신감 넘치는 국정운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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