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대기업 없이 ‘474 비전’ 실현 가능하겠나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른바 ‘474 비전’이 논란거리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3년 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4% 수준, 고용률 70% 달성에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게 그 요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기에는 허점이 많다.

정부는 3년 내(혹은 임기 말까지라도) 국내외 정치경제 환경이 급격히 개선되리라 낙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창의적인 수치가 나올 수 없다. 실현 가능성을 의심받았던 박 대통령의 당초 대선공약 ‘70-70(고용률 70%, 중산층 70%)’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성장률이 4%가 돼야 고용률 60% 수준이 가능하다고 한다. 70% 고용률이 실현되려면 당장 올해부터 최소 5~6%는 성장해야 한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기대치가 3.9%다. 대부분 연구기관은 3%대 중반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원화 강세, 엔화 약세 기조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수출채산성도 떨어지고, 환율 덕에 국민소득이 오르는 일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효과’도 주춤하다. 게다가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일보직전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선두인 58년생 전후 직장인들은 이미 은퇴기를 맞고 있다.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도 부동산 광풍이 다시 불기 전에는 쉽지 않다. 목표가 높은 것은 좋다. 그러나 자칫 전 정권의 ‘747 공약(7% 성장, 4만달러 소득, G7 진입)’이 허약(虛約)이 된 전철을 밟을까 우려된다. 많은 대내외 변수를 고려한, 보다 실천적이고 실현 가능한 후속책이 빨리 나와야 한다.

박 대통령은 창의적 중소ㆍ중견기업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주역이자 첨병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을 육성해 대기업 의존형 경제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대기업에는 이들의 조력자로서 책임과 의무만 강조됐지, 격려와 당부가 없었다. 잇단 검찰수사와 세무조사에 관한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은 기자회견에서 아예 뺐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나마 규제총량제 도입은 다행스럽다. 이 참에 대기업에 대한 무거운 규제도 과감히 풀어 다시 뛰게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하면 된다. 아직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큰 힘은 대기업이다. 잘못은 묻되, 그 역할 자체를 폄하하거나 왜곡해선 안 된다. 박 대통령 스스로 6일 오후 재계 신년 하례회에서 간곡히 부탁한 대로, 이들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노력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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