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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삼성전자 새 활로 글로벌 M&A서 찾아라
삼성전자의 초고속성장이 한계점에 이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연 매출 228조4200억원, 영업이익 36조7700억원의 사상 최대실적에도 불구하고 4분기에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전 사업부문 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직격탄이었다. 정보통신과 아몰레드 부문의 수익성이 동반 악화됐고, 분기 영업이익은 8조3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시장 예상보다 1조원 정도 빠진 규모다. 전분기 대비로는 무려 18%, 작년 동기에 비해서도 6% 줄었다. 어닝쇼크라 할 만하다.

회사 측은 환율 하락과 특별상여금 확대 탓으로 ‘일시적 현상’이라지만 안이한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현재와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신호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IM(IT&모바일), CE(소비자 가전), DS(디바이스솔루션)가 번갈아 고공 성장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작금의 글로벌 경영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다. 갤럭시S와 같은 고가폰 점유율은 1년 새 41%에서 34%로 뚝 떨어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 마진은 더 박해지고 있다. IM 부문에 예상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쓴 것이 영업이익 급락의 숨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50달러짜리 싸구려 스마트폰도 찍어낼 수 있는 중국의 물량공세가 거세다. 애플과의 글로벌 소송전은 늘 시장 확대에 발목을 잡는다.

가전-반도체-스마트폰을 잇는, 신경영 이후 새로운 20년을 선도할 새로운 수종사업이 나와야 한다. 그 해답은 ‘글로벌 M&A’에 있다. 삼성의 경영 모토 중 하나가 ‘삼성보다 빠르게’다. 그만큼 스피드는 삼성의 힘이다. 그런데 유독 글로벌 M&A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너무 신중하고 느리다 못해 소극적이다. 1990년대 AST리서치를 인수했다 실패한 트라우마 탓일까.

매년 수십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전 세계 어떤 알짜회사, 1위 기업도 인수할 수 있다. UHD TV나 모바일칩 시장의 경쟁력을 더 높이든, 태블릿 PC를 새 주력제품으로 하든, 아니면 OS 플랫폼 사업자나 토털 IT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든, 대형 M&A야 말로 글로벌 전쟁에서 확실히 지배권을 가질 수 있는 길이다. 하루빨리 제2의 삼성전자가 나와야 할 판에 삼성전자가 휘청거릴 시간이 없다.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228조4200억원 매출에 36조7700억원 영업이익은 아무나 낼 수 있는 실적이 아니다. 삼성이 그 이상을 하려면 답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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