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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제3부 전원일기<31> 전원의 3월, 산과 강은 잠에서 깨어나고 들녘은 풍년을 준비하다

  • 기사입력 2014-03-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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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봄이 시작되는 달이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서서히 활동을 개시한다. 전원의 대지는 바야흐로 생동의 기운에 감싸인다. 겨우내 말라버린 초목에는 다시 물이 오르고 새싹이 돋아난다. 개나리와 진달래 등 ‘봄의 화신(花信)’은 산과 들을 화사하게 채색한다. 농부들이 밭과 논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한해 농사에 들어가는 것도 이 때다. 전원은 실로 놀라운 생명력으로 충만해진다. 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꽃샘추위와 강풍의 시샘도 만만찮다.

얼었던 땅이 풀리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3월 전원의 모습.

■절기로 보는 3월

3월은 절기상 경칩(6일)과 춘분(21일)이 끼어있다. 기나긴 겨울 끝에 찾아온 새봄의 기운은 (제주를 제외하면) 춘분을 전후해 뚜렷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에 앞서 겨울잠 자던 벌레들이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한다는 경칩이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경칩이 되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해지고, 계곡이나 개울, 연못 등의 물웅덩이에는 개구리 알이 뭉텅뭉텅 뭉쳐 있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담을 쌓기도 하고,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

중순이 되면, 남부와 중부지방에서는 나비와 벌이 하나 둘 눈에 띄고 암탉은 알을 품는다. 강원도 홍천산골에 사는 필자 역시 해마다 이맘때면 들로 나간다. 쑥, 냉이, 달래 등 풀 구경, 나물 구경만 해도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온통 신기한 구경거리다.

이어 맞이하는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도 같아져 활동하기에 좋다. 춘분을 전후해 농촌에서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등 본격적인 한해 농사에 들어간다. 그래서 춘분 날씨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 홍수와 가뭄을 점치기도 했다.

조선 영조 때 유중림이 집필한 ‘증보산림경제’를 보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며,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해가 뜰 때 정동 쪽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들고,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했다.

춘분 이후 3월말까지는 온갖 봄나물이 돋아나고, 전원의 식탁은 향긋한 봄 내음으로 가득 찬다. 논일, 밭일을 하다가 눈에 띄는 원추리, 돌나물, 달래, 냉이는 물론이고, 샘가에 가서 미나리를 채취하고, 논둑에서는 머윗잎을 딴다.

봄에 제일 많이 나고, 많이 먹는 나물은 아마도 쑥이 아닐까. 양지에서 자란 어린 쑥은 칼로 도려내 날로 먹기도 한다. 쑥으로 만드는 메뉴만 해도 쑥국, 쑥 된장, 쑥 달걀찜, 쑥 지짐, 쑥 미숫가루, 쑥버무리, 쑥떡 등 다양하다.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에서 한가로이 쑥을 뜯는 아낙네들의 모습에서 전원의 여유로움이 한껏 묻어난다.

하지만 이런 봄을 시샘하는 불청객도 찾아온다. ‘2월(음력)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처럼 매서운 ‘꽃샘추위’, ‘꽃샘바람’이 심술을 부린다. 이때는 마치 겨울 한파가 다시 찾아온 것처럼 춥다. 3월에는 또 이상 가뭄이 나타나기도 하며, 강한 바람에 의해 산불 등 화재가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 필자가 살고 있는 강원도 홍천의 산골에서는 3월 중하순에도 영하 8도의 한파와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춘삼월에도 때론 흰눈이 쌓인다

■3월에 얻는 ‘자연의 선물’

3월은 만물이 약동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시기다. 전원의 산과 들에는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 천연 건강재료가 넘쳐난다. 고로쇠나무의 수액도 그중 하나다. 고로쇠수액 채취는 2~3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데, 날씨가 맑아야만 좋은 수액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고로쇠수액은 골다공증 예방 외에도 혈압저하 및 비만억제 효과가 있다. 산골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자작나무와 다래나무 수액도 인기가 높다.

건강에 좋은 뽕나무가지차(상지차)와 생강나무차도 빼놓을 수 없다. 뽕나무는 잎과 열매(오디), 줄기(가지)와 뿌리 어느 것 하나도 버리는 게 없는 대표적인 효자나무다. 행복하게도 필자의 집과 밭 주변에는 이 효자 뽕나무가 널려있다. 뽕나무 가지와 뿌리는 차를 내어 마시고, 여린 뽕잎은 나물로 먹는다. 달콤한 오디 또한 냉동시켜 놓았다가 즐겨 꺼내 먹는다.

상지차용 뽕나무는 매년 2~3월 싹이 나오기 전에 가지를 잘라 만드는데, 새끼손가락 보다 가느다란 가지가 약효가 좋다고 한다. 상지차는 고혈압, 동맥경화, 폐질환 뿐 아니라 다이어트와 강장효과도 있다. ‘동의보감’을 보면, 비만에 좋은 한방차로 소개되어 있다. 필자 또한 직접 복용해본 결과, 속이 편안해지고 몸도 가뿐해지는 것을 체험했다.

대개 시골에는 집과 밭, 논의 경계에 많은 뽕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산에 가면 자생하는 산뽕나무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상지차 재료를 얻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잘라낸 뽕나무가지는 전지가위와 손작두를 이용해 잘게 자른다. 이를 물에 씻어 그늘 또는 건조기에 말린 다음 볶아주면 된다.

뽕나무뿌리로 만드는 상근차는 상지차보다 약성이 더 뛰어나다. 뽕나무뿌리는 색깔이 노란색으로 잔뿌리가 마치 산삼처럼 발달해있다. 특히 동쪽으로 뻗은 뽕나무뿌리의 껍질이 효험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뽕나무가지차(상지차)를 만들기 위해 잘라낸 뽕나무 가지들

3월에 노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 또한 효자나무이자 건강나무다. 새로 잘라 낸 가지에서 알싸한 향기(생강냄새)가 나기에 생강나무라고 불린다. 김유정이 쓴 소설 ‘동백꽃’이 바로 이 생강나무 꽃이다. 생강나무는 뼈를 튼튼하게 하고, 여성들 산후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생강나무는 강을 끼고 있는 산자락이나 계곡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꽃이 먼저 피고 새순이 돋는데, 꽃과 잎, 가지 모두 차의 재료가 된다. 연녹색 잎은 제법 커지면 채취해 장아찌와 쌈으로도 먹는다.

새봄을 맞아 전원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하나 소개해본다. 필자 가족은 언 땅이 풀리면 맨발로 맨땅걷기를 한다. 이를 한자로 접지(接地), 영어로 어싱(earthing)이라고 한다. 접지는 몸을 땅에 연결해 땅의 기운(지기)을 충전하는 것이다. 

맨발로 맨땅을 걷는 접지. 봄철 건강관리법으로 좋다

클린턴 오버가 주창한 어싱이론은 ‘인체는 늘 약한 양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지표면에 풍부한 음전자를 흡수해 균형을 이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접지를 하면 자연스레 ‘신체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발 마사지 효과도 얻는다. 익숙해지면 매번 지압을 받은 것처럼 경직된 몸이 확 풀리고 기운이 난다. 또 숙면을 취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월의 농사

농촌에서는 춘분(21일)을 전후해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된다. 이에 앞서 집과 밭·논 주변의 배수로 등을 정비하며, 퇴비를 뿌리고 땅을 갈아 밭을 마련한다. 논에도 물들기에 앞서 볏짚을 썰어 깔고, 논바닥도 편편하게 고른다. 남부와 중부 지방의 경우 감자를 심고 옥수수를 파종한다.

필자는 매년 이맘때면 집과 밭 주변의 배수로와 길(밭둑)을 정비한다. 겨우내 얼었던 흙이 봄 해빙기에 녹으면서 밀려 내려와 배수로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하면 간단하지만 돈이 들어가니 직접 삽과 곡괭이로 해결한다. 비록 몸은 힘들어도 한해 농사를 예비하는 신성한(?) 작업이니 만큼 정성을 다해 땀을 흘린다.

고뢰쇠 수액 채취

농사를 짓는데 있어 호우나 장마철에 대비한 배수만큼이나 중요한 게 가뭄때 물을 확보하는 일이다. 만약 전원에서 텃밭수준의 농사를 짓는 경우라면, 앞마당과 텃밭 언저리에 각각 수도를 설치하는 게 좋다. 그래야 앞마당에서 각종 농산물을 씻거나 자가 세차를 하거나 할 때 편리하다. 또 텃밭 근처에도 수도가 있어야 가뭄이 닥쳤을 때 작물에 물주기가 편리하다.

3월에는 춥고 강풍이 부는 변덕스런 날씨에 대비해 각종 모종을 키우는 비닐하우스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강풍에 비닐하우스가 날려가지 않도록 튼튼하게 고정하고, 심하게 바람이 불 때는 문을 닫아둔다.

이 시기는 또한 두엄(퇴비)을 띄우기 좋을 때다. 두엄은 들꽃이 필 때 잘 뜬다. 고구마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작물은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한다. 못자리와 모종밭도 마찬가지다. 직접 두엄을 띄우기 힘들거나 대규모 농사를 짓는 경우에는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퇴비를 받아 시비한다. 이맘때쯤 들녘에는 거름을 담아내는 경운기 소리가 요란하다.

논과 밭을 정비할 때는 특히 화재에 주의해야 한다. 3월중 시골을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 불을 놓은 걸 볼 수 있다. 강한 바람에 불똥이 언제 어떻게 튈지 모른다. 간혹 논둑, 밭둑에 놓은 불이 산으로 번져 온 동네 사람들이 출동하는 한바탕 소동이 빚어지기도 한다.

필자도 3월 하순께 농사 부산물이나 나뭇가지 등을 모아 태운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는 훌륭한 거름이 된다. 이때 불 놓기는 바람이 잠잠한 저녁부터 밤에 해야 한다. 일단 밭을 갈아놓은 상태(고랑을 내기 전)에서 그 가운데 불 자리를 만들어 태우면 다른 곳으로 옮겨 붙지 않는다. 태우기 전에 농사 부산물이나 나뭇가지를 자근자근 발로 밟아주는 것도 요령이다.

춘분 전후 밭에 씨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감자가 맨 먼저 들어간다. 강원도 산간에서는 4월 초순께 심는다. 필자는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감자와 옥수수, 고구마 등 식량작물을 주로 심되, 여름과일인 참외와 수박 재배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아울러 사과, 복숭아, 대추 등 과일나무도 더 심을 계획이다. 무엇을 심을까 꿈꾸는 이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농부·전원 칼럼리스트, 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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