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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野 ‘씻김굿 선거’ 동상이몽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죽은 이의 부정을 깨끗이 씻어줘 극락으로 보내주는 굿. 씻김굿에 대한 정의다. 원령의 한을 풀어줘 그 넋을 하늘로 안내하기 위한 의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6ㆍ4지방선거가 일종의 씻김굿 기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객선 진도 침몰사고 희생자와 그 유가족을 달래주고 국민적 분노와 슬픔을 떠안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 ‘씻김굿 선거’는 여야 양쪽에서 똑같이 언급했다. 하지만 같은 표현을 두고 여야는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를 통해 희망을 되찾자고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참회의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복수의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한바탕 씻김굿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직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온 나라가 무기력에 빠지면서 도소매업자,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생업이 최악의 상태로 가라앉고 있다”며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슬픔을 딛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여기서 나온 키워드가 ‘희망’이다. 이번 선거를 세월호 참사로 생긴 설움과 한(恨)을 씻어내는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다. 실제 지난 22일 대전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서청원 선대위원장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슬픔을 딛고 국민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번 선거는 분노와 좌절에 빠진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국가를 개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씻김굿 선거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접근법은 정반대다. 민병두 공보단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일종의 씻김굿 같은 것이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집단적으로 참회록을 쓰는 형식의 선거운동 과정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지속적으로 ‘참회와 반성의 선거’를 외치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연일 “선거는 민주주의 축제라고 하는데 이번 선거는 축제일 수 없다”며 “참회하고 성찰하는 선거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한길 공동대표는 국면을 전환하려는 새누리당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유세현장과 당내 회의에서 “온 국민은 아직도 울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대통령 눈물을 닦아주려고 한다”며 “우리는 국민 눈물 닦아주겠다고 하는데 새누리당은 국민의 피눈물은 안 보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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