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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대학은…취직은…결혼은…“물을 걸 물으셔야죠”
추석 갈등 줄이기 금칙어 10계명
가족이라서 무심코 내뱉는 말 화근
취업·결혼·비교 등 말 자존심 건드려
긍정·격려의 말로 서로 입장 헤아려야


명절은 양면적이다. 바빠서, 떨어져 살아서 보지 못한 가족, 친지,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정을 나누는 기회지만 언성이 높아지고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턴가 ‘명절’은 ’스트레스‘란 단어와 붙어다닌다.

이유가 뭘까. ‘가족이라서’ 또는 ‘친해서’ 무심코 내뱉는 말이 화근이다. 미국 조지아 그위닛 대학(Georgia Gwinnett College) 스티븐 플라텍 박사의 실험에 따르면 피실험자들에게 가족 또는 친척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뇌 중에서도 ‘자신’ ‘반성’ 관련 부위가 활성화된 반면, 타인의 사진을 볼 때는 행동을 결정하는 부위가 활성화됐다.

가족 또는 친척, 친구를 남이 아니라 나의 일부로 본다는 뜻이다. ‘가족이니까 다 이해하겠지’ 라는 생각에 본인도 모르게 ‘막말’하는 경향도 문제다.

명절이 즐겁기 위해서는 타인과 같이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의 입장을 헤아릴줄 알아야 한다.

▷이야기 독점금지 ▷누군가의 아픈 기억 들추기 금지 ▷감정 건드리는 말 금지 ▷불평도 유머있게,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꾸지람을 했다면 칭찬도 같은 분량으로 하기 등이 원활한 명절 가족대화에 참고할 사항이다. 구체적으로 명절날 서로에게 피해야 하는 말 10가지를 모아봤다.


▶ “어릴 때는 참 예뻤는데~”= ‘~했는데’라는 말은 과거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안 좋다는 뜻이다. “누구네 아들은 어떻게 했다더라.”같은 말도 피해야 한다.

사람이나 사물, 또는 개인의 과거와 비교하는 말은 상대방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다.

▶ “어느 대학에 갈거니?”=가족 중에 수험생이나 학 생이 있다면 이런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모의고사는 몇 점 나왔니?” “게임은 그만하고 공부 좀 해라” “어중간한 대학 가려면 기술이나 배워라” “올해엔 합격할 수 있겠지?” 라는 말도 수험생에겐 상당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대신 “힘내라”, “잘할거라 믿는다”등의 긍정과 격려의 말이 좋다.

▶ “취직 준비는 잘 돼가니?”=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우리 주변엔 취업, 실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는 취업과 관련한 한마디 한마디가 스트레스다. “직장은 어떤 데를 알아보고 있니? “졸업한지가 언젠데…”같은 말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이미 고민하 고 속상해하고 있는 문제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척에게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말은 피해야 한다.

“회사 안 다니면 요즘은 뭐하냐” “실력을 키워야지” “눈높이를 낮춰라” “직장은 역시 대기업에 다녀야” 같은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결혼 언제 할꺼냐”= 결혼정년기 이상 미혼남녀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1위다. 이 때문에 아예 가족 모임에 가지 않으려는 사람도 많다. 사귀는 상대가 있는 경우에도 세세하게 묻지 않는 것이 좋다. “뭐하는 사람이니” “학교는 어디 나왔대?” 같은 질문도 듣는 이에게 부담이 된다.

▶ “애는 언제 가질래”=기혼 직장인들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 중 하나가 ‘애는 언제 가질래? 빨리 낳아야지?’다. 높은 양육비 부담과, 여성의 경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 때문에 자녀 출산을 미 루는 부부들이 많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자녀 계획을 서두르기를 바라는 주위의 시선은 스트레스를 주게된다. 불임부부도 증가한 만큼 아이와 관련된 얘기는 부부에게 맡겨두는 게 좋다.

▶ “누구네는 뭘 했다는데…”=남과 비교하는 말은 상처를 주기 쉽다. 어쩌다 만나는 가족 친척 사이에서는 특히 삼가야 한다. “앞집 아들은 부장 승진했다는데” “누구는 벌써 아들을 낳았다는데” “다른 부모들은 ○○○ 한다는 데” 같은 말이 그런 예다. 평소에도 비교하는 말은 피하는 것이 좋다.

▶ “몰라도 돼요”=TV에 나온 연예인을 보면서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이 묻는다. “쟤들은 누구지?” 하지만 “몰라도 돼요”라는 답변이 돌아오면 어른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상처 받는다. “아빠가 뭘 알아요?” “엄마는 몰라도 돼”하는 말은 당사자에게 의외로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 “어머니는 가만히 앉아 계시기만 하면 돼요”=어른의 관심을 거절하지 말자. 특히, 생활능력이 부족한 시부모에게 “가만히 계세요” “편하게 계시면 다 알아서 합니다”라는 투의 말은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최근 영국 런던대 한 연구팀은 “지루한 삶,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삶은 수명을 단축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 “다른 부모들은 OOO 한다던데…”=젊은 이들이 다른 집 자식과 비교 당하는 게 싫은 것처럼 부모도 다른 부모와 비교당하는 말은 상처가 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부모는 충격과 소외감을 느낄 뿐 아니라 자식을 잘못 기른 게 아닌가 후회가 밀려든다고 한다.

▶ “벌써 가냐~ 고모 오면 보고 가지”=이 말은 며느리 입장에서 생각하면 섭섭하기 그지 없다. 시누이는 사돈댁 며느리 아닌가. 사돈댁은 설에 며느리도 친정에 들러 인사하도록 배려하는데 정작 자신의 며느리는 친정에 오는 시누이 얼굴보고 가라고 잡아두는 처사다.

이는 고부간 갈등과 부부간 갈등으로 번지는 발화점이 되기도 한다. 원칙을 정해 연휴를 적절하게 배분해 갈등을 예방하는 게 현명하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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