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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취임 11주년…고난 속에서 빛 발한 현정은 리더십
과감한 결단으로 속도감 있게 재무개선 · 조직개편…현대그룹 3조3,000억원 자구안 85.4% 이행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선지 21일로 11년이 됐다. 현 회장은 2003년 남편인 정몽헌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가정주부에서 기업 총수로 변신하며 한국의 대표 여성 CEO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대기업 여성 CEO가 귀한 국내 기업 환경에서 현 회장이 걸어온 11년은 큰 의미를 갖는다.

늘 그래왔듯 별다른 취임 기념 행사는 없다. 지난 11년 간 현 회장은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잘해보자’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는 정도로 의미를 새겼다. 그러나 현대그룹 내부 분위기는 기대감에 찬 모습이다. 지난 해 부실한 재무구조가 도마 위에 오르며 계열사 신용등급이 투기등급까지 떨어지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그룹의 경영활동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해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한 후 최근까지 속도감 있게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해왔다.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 매각으로 9700억원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현대로지스틱스 등 일련의 사업부문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한편으로 외자 유치 등을 추진, 현재까지 확보한 유동성은 2조8176억원으로 자구안의 85.4%의 이행했다. 현대증권을 비롯한 현대그룹 금융계열사와 남산 반얀트리호텔 매각만 이뤄지면 자구안을 통해 약속한 내용을 모두 이행하게 된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현대글로벌을 지주사로 하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빠르게 구축해 현 회장의 경영 기반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했다. 업계에서는 현 회장이 지난 1년 간 보여준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과감한 결단으로 재무개선 및 조직 개편을 빠르게 진행하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권단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고자 직접 발로 뛰어온 모습들이 그 배경이다. 내성적인 성격에 그룹 외부 활동에는 신중하던 현 회장이 지난 한 해 박근혜 대통령 해외순방 기업인사절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유도 기업 이미지 개선과 대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사람의 진가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현정은 회장도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자구안 이행후 기업활동 정상화 과정을 봐야겠지만 기반을 잘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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