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먹으면 보약되는 제철음식<5> 홍합
숙취해소의 제왕 홍합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장보기가 겁나는 요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중 하나가 홍합이다. 특별한 레시피나 요리 실력 없이도 뽀얗고 시원한 국물을 맛볼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맛이 달고 따뜻한 홍합은 타우린이 풍부해 연말 잦은 술자리로 고생하는 간 기능을 보호해 주는 효과도 있다.

조갯살이 붉어 붙여진 홍합의 또 다른 이름은 담치(담채)이다. 규합총서에는 ‘바다의 것이 모두 짜지만 홍합만 홀로 싱겁기 때문에 담채(淡菜)라 한다’고 기록돼 있다. 홍합은 또 ‘맛이 감미로워 국이나 젓을 담가도 좋지만 말린 것이 몸에 가장 이롭다’고 자산어보에 전해져 온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홍합의 90%이상은 토종이 아닌 외래종 진주담치이다. 수출 활성화로 인해 외국국적의 화물선이 자주 왕래하면서 들어온 진주담치는 왕성한 번식력과 빠른 적응력으로 우리 해안가를 점령한지 오래다. 토종 담치는 이제 울릉도 등 먼 바다의 외딴 섬이 아니고서는 그 모습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신선한 홍합을 고르려면 껍질이 깨지지 않고 흑갈색 광택을 띄며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 간혹 마트나 재래시장에 나와 있는 참담치는 크기가 크고 껍질에 따개비 해초 등 지저분한 부착생물이 붙어 있지만 국물 맛은 더 담백하다. 홍합을 먹다보면 속살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암수가 다르기 때문으로 속살이 희면 수컷, 밝은 주황색을 띄면 암컷 홍합이다.

해감작업이 필요 없는 홍합은 껍질에 붙어 있는 부착생물을 재빨리 씻어 낸 후 수염(족사)를 가위로 잘라낸다.
탕으로 끓일 경우 홍합 양의 3분의2 정도 물을 넣고 소금이나 까나리액젓을 넣어 간을 해준다. 한 번 와락 끓어오르면 파와 마늘을 썰어 넣은 후 바로 불을 끈다. 강원도 향토음식인 섭죽은 생 홍합에 고추장을 물에 개어 불린 쌀과 함께 넣고 밥알이 퍼질 때까지 끓여주면 된다. 이외에도 홍합은 홍합초, 홍합장아찌, 홍합젓갈 등의 요리에 다양하게 쓰인다.

토종이고 외래종이기를 따지면 무엇하랴. 천 원짜리 몇 장으로 추위와 허기를 달래줄 음식으로 이만한 것도 찾기 힘든 것이 홍합을 최고의 서민음식으로 추천하는 이유다. 


yi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