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5년 푸드 트렌드…훈제ㆍ발효ㆍ로컬ㆍ수제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입고 신는 것처럼 먹고 마시는 것도 유행을 탄다. 닭갈비, 햄버거와 감자튀김, 생맥주는 어쩐지 90년대를 연상시킨다. 수제맥주 집을 찾아다니고, 슈퍼푸드 유행에 뒤질 새라 퀴노아, 렌틸콩을 열심히 검색한 당신이라면 내년 세계적으로 유행할 식품 트렌드 한 두개쯤은 미리 알아둬야 ‘트렌드셋터’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미국의 식품유통 전문가 필 렘퍼트 슈퍼마켓구루닷컴의 최고경영자, 브랜드 개발회사 스털링라이스그룹(SRG), 시카고트리뷴, CBS 등이 내년도 식품 트렌드를 전망했다.


▶훈제맛 =우리에게는 훈제오리, 훈제연어 등으로 친숙한 훈제(Smoke) 향과 맛이 내년 ‘핫’ 트렌드로 중복돼 꼽혔다. 이미 미국에선 훈제 맛 맥주가 등장했다.

미국 식품공학회(IFT)가 발간하는 ‘푸드테크놀로지’는 “전통적으로 고기와 관련된 맛인 훈제가 이제 소다, 수제맥주, 술에서도 보인다”며 “앞으로 크랜베리, 꿀을 넣은 무알콜 음료에서도 오크 나무를 더 많이 만나 볼 수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FT는 또한 “맛에 깊이를 더하는 훈제는 어떤 나무를 썼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다.

훈제 야채 통조림, 훈제 치즈, 훈제향을 내는 액체 등이 슈퍼마켓 판매 대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


▶발효음식 =발효음식의 인기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톡쏘는 김치, 홍차버섯, 케피어(우유나 양젖을 발효시킨 음료), 사우어크라프트(독일식 김치) 같은 발효음식이 소화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반 가정의 주방과 식당에 유산균 메뉴가 흔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필 렘퍼트와 시코고트리뷴은 발효음식의 사례로 모두 우리 음식인 ‘김치(kimchee)’를 우선 손꼽았다.


▶말차(Matcha) =CBS는 말차가 커피숍, 찻집에서 차세대 ‘대박’ 상품이 될 것이라고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말차는 시루에서 쪄낸 찻잎을 그늘에서 말린 뒤 잎맥을 제거한 다음에 나머지만을 맷돌에 갈아 만든 분말로, 일본에서 처음 음용돼 웰빙 바람을 타고 서방으로 건너갔다. 잎맥까지 통째로 가는 가루 녹차에 비해서 카페인 함량이 낮다. 하지만 산화방지제, L-테아닌, 베타카로틴 등 녹차의 유익한 성분은 그래도 함유하고 있어, 마시면 몸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로컬 곡물 =올해 로컬푸드(지역산지식품)와 도시농업은 전세계적인 유행이었다. 주로 채소, 과일 위주이던 로컬푸드는 내년에 곡물로까지 진화한다. 즉 거주지와 가까운 지역에 씨를 뿌려 거두고, 신선하게 제분한 다양한 곡물들이 출현할 전망이다. 거주지와 멀지 않은 곳에서 수확한 곡물은 방부제 염려도 없고, ‘글루텐’ 걱정도 덜 수 있다. 생산과 유통 과정은 더 투명하다.


▶못생긴 채소, 과일 =이제 슈퍼마켓에서 잘생긴 과일만 찾지 마라. 못생긴 사과, 모양이 이상한 호박과 피망이 영양, 맛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사실을 이제 소비자도 알기 시작했다. 프랑스 상점에선 못생긴 채소, 과일을 잘생긴 것보다 3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는 맛좋고 영양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값싸게 즐길 수 있고, 생산자는 자식처럼 기른 농작물을 오롯이 다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고, 유통자는 식품 쓰레기를 줄 일 수 있어 모두에게 이익이다.

코코넛 슈가(설탕) =현대인에게 당(糖)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당뇨,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단맛을 완전히 끊을 수 없는 게 현실. 그래서 사람들은 설탕 보다 몸에 좋은, 천연 감미료를 찾기 시작했다. 코코넛 슈가는 코코넛 꽃즙을 모아 불에 달여 수분을 증발시켜 만드는 것으로 메이플 시럽 맛이 난다.


▶수제 음식 =최근 몇년새 수제 맥주 인기에 대형 주류업체들도 수제맥주 제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대형 식품회사들이 작은 ‘장인의 솜씨’를 탐구하는 경향은 내년에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펩시의 자당(사탕수수설탕) 소다 신제품 ‘칼렙 콜라’, 미국 최대 식품가공회사인 콩아그라푸드의 알렉시아 유기농 감자 인수, 햄제조사 힐셔팜의 소시지업체 아이델 인수 등이 이런 경향을 앞서 간 사례다. 보다 자연스럽고 개성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시도다.

중동, 북아프리카 맛 =세계 분쟁지역인 중동, 북아프리카의 맛이 서방의 식당 메뉴판에 침투한다. 짭짤하고 시큼한 맛이 나는 옻 열매 가루, 독특한 향의 자타르(zaatar), 고수, 카르다몸(서남 아시아산 생강과 식물 씨앗을 말린 향신료) 등 중동, 북아 지역 향신료가 서방의 주방을 폭격한다.

푸드테크놀로지는 “맛의 혁신이 부상하고 있고, 새로운 음식이 소비자 시장에 지속적으로 침투하고 있다”면서 “식품 과학자, 혁신적인 요리사는 늘 맛을 탐구한다. 새로운 맛이 식당에서 인기를 끌면, 이 맛은 슈퍼마켓 판매대까지 이어진다”며 맛의 유행 절차를 설명했다.

이 밖에 내년 식품 트렌드를 이끌 소비자 측면의 변화로는 베이비부머(1946~64년생) 세대의 절식이 꼽혔다. 젊은 날 과소비, 폭식, 낭비의 시대를 살던 은퇴세대가 가벼운 스낵만으로 건강을 챙기는 경향이 짙어진다. 반면 이전 세대에 비해 건강하고 단순하면서 개성있는 음식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세대(1995년 이후 생)가 소비 주축으로 부상한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