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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그 많은 국방비 어디에? 국방장관의 변명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 경제가 열악하니 국방력도 우리가 압도적일거야.’

남북한 군사력을 얘기할 때 보통 남한이 훨씬 우위에 있을 거라고 생각들을 한다.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남북한간의 현격한 경제력 차이 때문이다.

북한 경제가 열악한 반면, 남한의 경제 수준이 훨씬 우위에 있으니 국방력 또한 남한이 압도적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4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K-디펜스 조찬포럼에 참석해 긴 ‘변명’을 늘어놓았다.

변명의 핵심은 생각보다 남한이 북한에 비해 국방전력이 압도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한 장관의 얘기를 유심히 들어보자.

그는 “북한은 우리보다 군사력 증강을 10여년 앞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962년 주창된 4대 군사노선에 따라 군사력 증강에 나섰고, 우리는 1974년 율곡계획에 따라 군사력 증강에 본격 나서 군사력 증강에 나선 시기 면에서 북한이 12년이나 앞서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 장관은 “북한의 실질 국방비는 알려진 것보다 약 10배 정도 더 많다”고 평가했다.

2013년 기준 북한의 실질 국방비는 약 100억달러에 달해 우리 국방비의 약 30%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순수 전력증강비만 따질 경우 우리 전력증강비의 약 40%라고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한민구 장관의 첫 번째 변명 “북한 국방비 알려진 것보다 많다”=또한 한 장관은 북한의 여건이 군사력 증강에 유리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장사정포, 잠수함 등의 공격 무기를 국가 주도로 증강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 남한은 ‘킬체인’(도발원점 선제타격체계)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등 첨단 방어무기 증강에 집중하고 있어 비용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든다고 했다.

한 장관은 국민들 사이에서 ‘군사력 건설 면에서 (북한을) 선도하지 못하고 북한 위협 쫓아가기 식의 전력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마땅한 전력이 없어 미국에 의존한다’, ‘(북한) 보다 훨씬 많은 국방비를 투자하고도 변변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 율곡사업을 시작하기 전 해인 1973년까지를 우리 군이 미군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한 정비기, 3차례에 걸쳐 19년간 24조원을 투입해 율곡사업이 진행된 진행된 1974년부터 1992년까지를 자주국방 형성기, 23년여간 147조원이 투자된 1993년부터 현재까지를 고도화 전환기로 분류했다.

정비기에는 북한에 비해 열세였던 전력 보강을 위해 칼빈소총, M48전차, 견인포, 고속정, F-4 전투기 등 군사력을 전적으로 미군에 의존했다.

자주국방 형성기에는 K-1전차, 자주포, 호위함, 잠수함, F-16 전투기 등 점차 우리 손으로 개발한 무기를 전력화한 시기였다.

고도화 전환기에는 연합전술지휘체계인 C41, 정밀유도폭탄, 이지스함, F-15 전투기 등을 실전배치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대해 대응하고 국방개혁을 추진했으며,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비한 핵심전력을 집중 보강한 시기였다.

한 장관은 “그 결과 우리 군사력은 양적으로 북한의 절반 수준이었던 재래식 전력 격차가 크게 줄었고, 질적 우위 달성을 통해 전면전 대응능력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민구 장관의 두 번째 변명 “우리 국방비는 감소 추세”=이어 그는 “정부 예산 대비 국방비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1980년 정부 예산 대비 국방비 비율은 34.7%였으나 올해 14.5%로 급감했다는 것이다.

한 장관에 따르면, GDP 대비 국방비도 1980년 5.7% 수준에서 올해 2.5%로 떨어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2020년대 중반 이후 군입대 예정자 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5년 기준 33만1000명이던 현역가용 자원이 2023년에는 22만5000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이런 현실을 고려해 이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력증강이 필요하다”며 “재래식 전력은 질적인 우위를 달성하고 전면적 대응 능력을 확보해야 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 대비와 주변국 도발 위협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국방자원이 제한되는 현실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런 판단을 근거로 한 장관은 “기존 군사력 증강의 목표는 모든 위협에 대비해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었으나, 앞으로는 위협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사력 증강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우리 군이 향후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는 사업은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 체계인 킬체인과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등 K2의 구축이었다.

한 장관은 “제한된 여건에서 군사력 증강 추진이 불가피하다”며 “패러다임을 전환해 맞춤형 전력증강을 추진하려면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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