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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이양호 한국마사회장] 마도성공(馬到成功)의 기운을 전파할 때
말(馬)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신물이다. 대철학자 야스퍼스는 인류가 역사를 가질 수 있는 5대요소의 하나로 말을 꼽았다.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전투기술을 제공하여 역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말은 기원전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전쟁의 도구는 물론 대륙간 문화 교류를 촉진한 역할을 해왔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영화 ‘벤허’의 클라이막스는 전차전투 장면일 것이다. 기병을 앞세워 타국을 정복하고, 문화를 전파하여 제국을 형성했던 고대부터 근세까지 말을 소유한 국가는 강국으로 세계를 지배해왔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에서 비롯된 기계문명의 급속한 발달은 말의 가치를 쇠퇴시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디지털의 총아인 2017년에도 말의 효용은 무궁무진하며 말을 소유하기 위한 지구촌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말을 소유하기 위한 국가간 경쟁의 최전선은 경마시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마를 시행하는 국가는 100여개국이다. 모두 강한 말을 생산하여 경주에서 검증하고 생산에 환류시키는 종합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웃 일본은 24개의 경마장을 보유하고 유수의 세계 경마대회에서 우승마를 배출하는 등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시초는 1990년대에 100억 원이 넘는 씨수말을 미국에서 수입하여 꾸준히 혈통개량에 매진한 노력의 성과다.

우리나라는 이제 Part2 국가에 진입하여 경마선진국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경마발전을 위한 말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마사회가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마에 국한해서는 산업으로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절감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말산업육성법’을 제정하여 주마가편의 기반을 마련했다. 말산업은 FTA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고, 각 지자체에서 말산업특구 지정을 위해 나서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얻게 된다.

육성법 제정 후,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5년여에 걸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는 지대하다. 지난해 국가통계로 승인된 ‘말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사육두수는 2만6330두, 승마시설은 457개소, 정기승마인구는 4만2974명으로 조사됐다. 그간 주변부에 머물러있던 말이 점차 산업으로서 정착되어 가고 있는 긍정적 지표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는 제2차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이 수립되는 첫 해다. 그간의 말산업 목표와 방향에 따르면 다양한 정책들이 담길 것이다. 소득수준에 따라 변화하는 레저수요에 맞춰 승마체험 활성화, 생산농가 확대, 산업적 가치고양, 승마기반 개선 등이 그것이다.

제2차 종합계획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때, 말 농가가 확대되고 가까운 곳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말을 이용한 각종 상품(마유, 말고기, 화장품 등)이 활발하게 소비되어 농축산인의 새로운 소득 창출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도성공(馬到成功)이란 말이 있다. ‘말이 거침없이 달려 도달하듯이 성공을 이루시라’ 는 뜻으로 중국 진시황의 고사에서 유래가 되었다. 2017년 정유년 새해는 말산업이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생활체육으로서의 승마기반을 확대하여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승마를 즐길 시설을 확대할 것이다. 인마(人馬)교감의 특성으로 장애극복의 치유효과가 검증된 승마힐링센터를 확대, 삶의 질 향상도 도모할 것이다.

눈을 돌리면 누구나 쉽게 말과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한해. 마도성공의 기운을 체감할 수 있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따듯한 관심과 애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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