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v. 말레이 갈등 본격화…北, 김정남 시신인계ㆍ리정철 석방 요구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의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차석대사를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은 28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김정남의 시신인계와 암살 용의자 리정철의 석방을 요구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이날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에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류기간 말레이시아 측과 세 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첫째는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어 “두 번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의 석방 문제를, 마지막으로는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리 전 차석대사의 말레이 방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이후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리 전 차석대사는 말레이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한 입장 등을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김정남 암살을 계기로 북한과의 단교까지 거론됐다. 양국은 여권상의 이름이 ‘김철’인 김정남의 신원확인과 시신 인수, 그리고 도피 중인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리 전 차석대사는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당국에 북한의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시신의 인수는 가족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북한으로 도피한 리지현(33)ㆍ홍송학(34)ㆍ오종길(55)ㆍ리재남(57) 등 이번 사건의 용의선상에 오른 북한인들의 수사협조나 송환을 요구한 상태이다. 말레이 경찰은 북한이 수사협조를 계속 거부하면 현광성과 김욱일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내달 1일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인도네시아인 시티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을 기소할 방침이다. 현재 체포된 또다른 용의자인 리정철은 조만간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이들 여성용의자의 독극물 공격에 사망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에서 검출된 독극물 분석 결과 맹독성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