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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디세이-안철우 연세대 의대교수]인간을 고등동물로 만들어주는 호르몬들
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반드시 필요한 체내 화학물질입니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대사과정을 통해 우리 몸의 신체기능을 지배하지요. 그런데 인슐린이니 성호르몬처럼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대사과정의 호르몬들 외에도 우리의 감각과 감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호르몬들이 몇가지 더 있습니다.

행복한 호르몬 세로토닌이 대표적입니다.

뇌에서 나오는 세로토닌은 안온함, 행복감과 같은 감정에 작용하며 다른 하위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로토닌이 나오지 않으면 굉장히 우울해짐니다.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호르몬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엔도르핀입니다. 분만통이 아무리 커도 여성들이 고통을 잊고 그나마 아이를 순조롭게 출산하실 수 있게 하는 것은 엔도르핀의 영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생의 마지막 단계에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경우라면 고통 없이 황홀한 죽음을 맞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환자들은 편하게 별세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꼭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지루하고 건조한 우울한 일상에 활력을 주는 게 엔도르핀입니다. 엔도르핀의 분비를 잘 조절해서 늘 즐겁고 활기찬 일상을 운위할 수 있는 현명한 호르몬 습관도 있습니다. 그 비법은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또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도 신경계의 생체신호 전달에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호감을 느끼게도 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의 호르몬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옥시토신은 자궁수축호르몬이지만 배려의 호르몬이라고 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하고 아가페적인 봉사감정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구요. 가바는 신경계 생체신호의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부족해지면 인내심의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여하튼 세로토닌, 엔도르핀, 도파민 등은 상위 호르몬이어서 다른 다양한 호르몬들의 양을 조절하면서 신진대사의 과정외에도 고등동물로서 인간의 고유한 감각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모든 네트워크에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며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는 게 호르몬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균형이 깨지면 그게 질병으로 나타나게 되거든요. 이렇게 우리 몸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호르몬들은 스위스시계처럼 서로 정교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어느 것 하나만 삐끗해도 도미노처럼 심각한 질병이 발병하게 됩니다! 자 여러분! 이처럼 중요한데 아직도 우리는 호르몬이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호르몬은 대략 3000여 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밝혀진 건 80~100개 정도이고 그것도 아주 자세히는 잘 모르고 있어요! 유전자 해독을 해놓고도 복제에 실패했던 이유도 호르몬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이 정도로 호르몬은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가 3000여 개의 호르몬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호르몬이라도 제대로 알면, 최소한 급행열차를 타고 생을 달리하는 일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건강한 호르몬 충만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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