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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경제컨트롤타워 언제까지 공회전만 할 것인가
국가적 내우외환이 심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퍼펙트스톰이다. 지난해부터 우려하던 내용들은 하나같이 메가톤급 현실이 되어 터지고 있다.

안으로 내수 부진과 고용절벽의 문제는 여전하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여기에 물가까지 고공행진이다. 벌이는 예전만 못한데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져 쓸 돈이 없다. 정치권은 대선 유불리만을 생각한 입법에 몰두해 있다. 온통 경제민주화로 포장된 기업때리기 법안만 가득하다.

그나마 호조를 보이는 수출 하나가 희망의 빛인데 전년 워낙 많이 줄었던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의 상승반전 이상의 의미 부여는 힘들다. 게다가 수출 불안요인은 계속 불거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드디어 한국을 정조준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무역적자가 급증했다며, 한미FTA를 포함한 무역 협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은 무자비한 보복 조치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관광 중단과 롯데불매운동 등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다. 중국의 일당 독재는 왕조와 다를 게 없다. 그래서 당과 정부의 지침이라면 중국민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대외무역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ㆍ중에서 치명타가 날아온 것이다.

대내외적 경제 상황이 이러한데 컨트롤타워인 경제팀의 행보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유임된 후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부처 간부들에게 “나라가 위태로울 때 목숨을 바쳐 일해달라”고 부탁했다. 신년에는 “불확실하다는 것만이 확실하다”면서 섬세한 준비와 담대한 실행력을 주문했다. ‘리스크 관리형’이라며 6개월 시한부 경제팀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반발하며 흔들림없는 경제정책 추진을 공언하며 내놓은 말들이다.

하지만 두달에 걸쳐 경제팀이 내놓은 결과물들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구호나열에 가깝다. 기존의 경제관계장관회의에다 4년만에 재개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비롯해 창업,무역투자진흥, 산업경쟁력, 내수활성화 등 새해들어 분야별 관계장관회의만 2주에 한번꼴로 열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재한 국정현안, 신산업규제혁신 관계장관회의는 빼고 그렇다. 하지만 결과물로 관심을 끈 내용은 거의 없다. 그 여러 장의 친절한 보도자료에도 불구하고 재탕 삼탕의 아이템을 백화점식으로 나열만 했다는 혹독한 평가가 이어진 이유다.

게다가 곳곳에 부처간 불협화음이다. 기획재정부는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미국산 자동차와 항공기 수입확대 방침을 얘기하는데 실행부처인 통상산업부에선 그런 내용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발표해버리는 일까지 나온다.

경제는 심리라지만 구호만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경제컨트롤타워가 작동만 할뿐 작업을 하지않으면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건 시운전, 공회전 경제팀이 아니다. 카리스마를 갖춘 실행력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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