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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긴장감에 휩싸인 헌재
“내일부터 주말 지날 때까지 식당 문을 잠시 닫을까 생각 중입니다. 탄핵반대를 주장하는 단체 대표나 대통령 대리인단 변호사가 공공연하게 ‘엄청난 사태’, ‘유혈사태’를 말하고 있고, 죽창에 태극기를 매단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온다는데 불안해서 장사할 수 있나요. 우선 살고 봐야죠.”

지난 8일 오후 기자가 점심 식사를 위해 들어갔던 안국역 주변의 한 식당 주인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촛불집회가 이어졌던 지난해 말부터 지난주에 이르기까지 매주 토요일에도 정상적으로 식당을 운영했다는 이 아주머니는 이번 상황 만큼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느끼는 듯 했다. 계산이 끝난 뒤 기자의 체크카드를 건네주며 아주머니는 “취재하는 기자 양반도 몸 조심해요”라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수많은 시민들의 시선은 결정문을 읽을 헌재 내부 만큼이나 헌재 외부의 상황에도 향해 있다. 최종 판결 전후로 탄핵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헌재 앞에서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탄핵 찬성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9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헌재 쪽으로 행진한다. 선고일인 10일에는 오전 9시에 헌재 앞에 모인 뒤 최종심판 중계를 다 함께 지켜보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연다.

탄핵 반대 측은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를 중심으로 9일 오전 10시부터 수운회관 등 안국역 부근에 모여 헌재의 탄핵기각ㆍ각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퇴진행동 측은 이 같은 시민들의 걱정에 대해 “친박단체와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평화적으로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경찰과 협조할 것”이라며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탄기국 측에선 대변인이 나서 “인용 시 엄청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말로 물리적 행동을 통한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모양새다.

시민들의 걱정이 현실로 바뀌지 않도록 집회 참가자들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할 때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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