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될 후보 文” vs “참신한 安” vs “소신의 李”…빛고을 ‘들썩’
시민들 삼삼오오 경선 이야기
후보 지지자 속속 체육관 입장
이른 아침부터 팽팽한 긴장감
대목 노린 상인들은 자리싸움

“될 후보인 문재인을 밀어야 하지 않겄소”, “문재인은 안돼, 참신한 안희정이제”, “이재명이 일관성 있어 좋드만”

27일이 지나면 누가 웃고 울게 될까.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 날이 밝았다. 호남 민심은 쉽사리 속내를 보이지 않았다. 대세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뽑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을 거론하며 이젠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격전지 광주는 이른 아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 날인 27일, 경선 현장투표 장소인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은 이른 아침부터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오전 9시를 넘기면서 문재인 후보 측이나 이재명 후보 측 지지자들은 ‘확실한 문재인’, ‘이재명과 손가락 혁명군’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앞다퉈 펼치는 등 바삐 움직였다.   광주=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광주에선 지난 25일 국민의당 경선에 이어 27일에는 민주당 경선이 열렸다. 이미 광주는 대선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요즘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선거가 최대 화두라고 한다. 택시기사 김두현 씨는 “어느 대통령이 좋은지 틈날 때마다 국민의당, 민주당 경선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특히나 민주당 경선으로 이날 광주엔 전국 관심이 집중됐다. 지지후보를 두고 광주 시민들은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광주 송정역 시장에서 만난 이중근(65) 씨는 “정권 교체하는 게 시민들의 목표다. 마음이 안 가지만 문재인”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를 지지한다는 이들 중엔 이른바 ‘전략적 선택’을 하겠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안희정 후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더라도 문 전 대표를 찍겠다는 것이다. 안경점에서 만난 김모(47) 씨는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며 “세 후보 중 안희정이 제일 맘에 들지만, 될 사람이니 문 전 대표를 찍겠다”고 했다.

안 지사를 지지하는 이들은 ‘신선함’을, 이재명 성남시장을 택한 시민들은 ‘일관성’을 이유로 꼽았다. 금남로에서 만난 송모(89)씨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지만, 대접을 못 받았다. 문 전 대표가 그때 핵심 아니었냐”며 “(후보 중에서)안희정이가 참신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동구 금남로에서 만난 손석표(51) 씨는 이 시장을 지지하며 “소신이 있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는 것 같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다 같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경선장인 광주여대 체육관은 다소 한적한 위치에 있음에도 이른 새벽부터 행사 준비 요원과 마치 ’대목’을 앞둔 듯한 상인들로 북적거렸다. 물이나 요깃거리를 판매하는 상인들은 일찌감치 체육관 입구에 자리 잡았다. 등교하는 광주여대 학생들도 평소와 다른 풍경에 발걸음을 멈춘 채 경선장을 구경하기도 했다. 상인 주모(68) 씨는 “새벽부터 나와서 자리잡았다”며 “(상인 간)자리싸움도 치열하다. 경선장에서만 40년째 장사하고 있다.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전했다.

오전 9시를 넘기면서 체육관 내에선 각 후보 지지자들이 속속 입장했다. 무대를 중심으로 우측에는 ‘시대교체, 젊은도전’등의 팻말을 건 안 지사 지지자 측이, 중앙에는 ‘확실한 문재인’등을 강조한 문 전 대표 지지자 측이, 좌측에는 ‘이재명과 손가락혁명군’을 건 이 시장 지지자 측이 자리잡았다. 서로 경쟁하듯 현수막 등을 내걸자 당 차원에서 제지하는 등 시작 전부터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후보들이 사전 제공한 홍보 영상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시장(기호 순)은 ‘진짜교체 이재명, 어게인(again) 2002’란 문구로 영상을 마무리했다. 2002년 ‘노무현 돌풍’을 염두한 문구다. 최성 고양시장은 ‘김대중ㆍ노무현 정신으로 국민주권시대를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경선압도 본선압승’이란 문구와 함께 군 부대를 방문하거나 촛불집회에 참여한 문 후보의 영상을 보여주며 ‘대세론’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확실한 필승카드, 한 번 더 생각하면 안희정’이란 문구로 영상을 마무리했다.

민주당 호남 경선은 지난 22일 실시한 투표소 투표의 호남지역분과 지난 25~26일 실시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이날 현장투표 등을 합산해 이날 후보별 득표결과를 발표한다.

광주=김상수ㆍ박병국ㆍ김유진ㆍ홍태화 기자/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