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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ㆍ외교 차관이 잇따라 이집트를 방문한 이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잇따라 이집트를 방문했다. 두 차관은 각각 이집트 정부 인사들을 만나 대(對)북 공조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27일~31일 일정으로 이집트와 앙골라를 공식방문한다고 밝혔다. 앞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25~26일 마이자 아불나가 이집트 국가안보보좌관과 함디 사나드 루자 외교차관을 만나 ‘한-이집트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장ㆍ차관급 고위인사가 이집트를 방문하는 것은 11년 만이다. 


황인무 국방차관은 오는 28일 세드키 솝히 이집트 국방장관은 예방한 후 양국 국방부간 ‘한ㆍ이집트 국방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양국 간 국방협력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며, 군 고위급 교류 증진, 상호 군 교육교류 활성화, 방산ㆍ군수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국방부 차관급이 잇따라 이집트를 방문한 데에는 북-이집트 관계를 약화시키고 이집트의 대북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는 2016~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이다. 유엔 안보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집트의 협조가 필요하다. 외교부는 임 차관의 이집트 방문을 통해 양국 간 협력 모멘텀을 유지하고, 한반도 정세 관련 유엔 안보리 이사국 협조 확보, 대북 공조 확대, 우리 기업 진출에 대한 이집트 측 지지 확보 등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집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한 바 있다. 무바라크는 1980년 부통령 시절 북한을 방문해 소련제 스커드-B 지대지 탄도미사일 2기 제공을 약속하고 북한이 독자적으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공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2002년 대량 살상무기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집트가 북한과 탄도미사일을 매개로 협력관계를 지속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국방차관이 이집트와의 군사외교 강화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2011년 축출된 이후 이집트는 북한과 형식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더구나 이집트는 북한을 비롯, 미얀마, 남수단 등과 함께 화학무기급지협약(CWC) 미가입국이다. 황 차관은 이집트에 이어 또 다른 CWC 미가입국인 앙골라를 방문할 예정이다. CWC는 ‘평등 협정’을 근거로 화학무기 및 생산시설을 폐기하거나 평화적 목적의 시설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강력한 사찰ㆍ검증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포함한 이집트와 앙골라 등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북한이 미가입국들과의 교류를 통해 화학무기 생산과 사용정보를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현재 북한의 화학무기 제조 능력을 최대 1만2000t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미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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