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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궁궐 낙선재 다시 열린다…헌종-경빈의 사랑터
‘첫 눈에 반한다’는 말 나온곳
반어법-과장법 2인 연서 눈길
매화향 은은, 기화요초 만발
4월 6~29일 목~토요일 개방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첫 눈에 반한다(一見鐘情)는 말 따위는 믿지 않았소.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오래 기다리게 함을 서운해 마시고 이젠 나의 ​곁에 머물러주기를/ 당신의 ​온기와 당신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복을 드리니 /멈추어라! 아름다운 모습이여!”(헌종이 경빈에게) [출처: 석복헌기(錫福軒記)]

“善, 당신은 나에겐 ​그런 존재였습니다. 만월문 사이로 비치는 뒷모습만으로도 60년의 기다림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그림과 글 속에 갇힌 버거움과 외로움은 이젠 화계(花階)에 내려놓으시고 아련한 600일의 기억만을 간직하소서​” (경빈김씨가 헌종에게) [출처: 낙선재기(樂善齋記)]​

[사진설명=낙선재 일곽]

조선 24대 왕 헌종(1827~1849, 재위 1834~1849)은 멜로 사극에서 ‘사실 반, 가공 반’으로 가끔 등장하는 인물이다. 경빈과의 기막힌 낙선재 러브스토리때문이다.

헌종은 경빈의 미색에 도취된 나머지 ‘멈추어라 아름다운 모습이여’라며 반어법까지 구사했다.

경빈은 문 틈새 뒷모습만 보아도 60년 기다림이 순식간에 즐거움으로 바뀐다는 과장법을 쓴다.

영화 ‘러브스토리’ 처럼 사랑놀음이 조선왕실사에서 가장 뜨거워 그랬을까. 헌종은 요절한다. 할아버지 순조 사후 8세로 즉위했던 그는 안동김씨와 풍양조씨의 세도정치의 늪에서 어떻게든 개혁을 시도하려했지만 23살에 사망했다.

[사진설명=낙선재 후원, 만월문 속 상량정]

야사에선 그가 조선임금 중 최고 미남이었던 만큼 숱한 궁녀들의 치명적인 유혹이 이어졌으며, 승은을 입고도 첩지를 받지 못한 궁녀들이 많았다는 설(說)을 들먹이며 요절의 한 이유로 내비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헌종에겐 ‘정치적 스트레스’가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

소박하고 단아하면서 기품있는 낙선재는 1847년 조선의 24대 왕 헌종의 서재 겸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석복헌(錫福軒)과 수강재(壽康齋)는 그 이듬해에 각각 후궁 경빈 김씨와 대왕대비 순원왕후(순조비)의 처소로 조성되었다. 헌종과 경빈의 사랑이 깃든 장소로도 유명하다.

낙선재, 석복헌, 수강재가 하나의 일곽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통칭하여 낙선재라 부른다.

[사진설명=초상화와 인상착의 등을 종합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생한 헌종과 경빈]

낙선재는 문화재로서 보존할 가치가 크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만 공개돼 왔다. 다시 낙선재가 공개된다.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소장 이문갑)는 낙선재 일원의 조성 배경과 건축 특징 등을 주제로 한 해설을 들으며 낙선재와 평소 접근이 제한되었던 후원 일대를 둘러보는 ‘낙선재 특별관람’을 오는 4월 6~29일 매주 목,금,토요일에 1회씩 운영한다. 영화의 역사왜곡 논란이 거셌던 덕혜옹주 등이 1989년까지 머물렀던 곳이다.

이번 특별관람은 중학생 이상이면 신청할수 있으며 오는 31일 10시부터 인터넷 또는 전화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선착순 마감이며, 1회 관람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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