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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교 입학 한달, 우리 아이 괜찮나 ①] ‘ADHD 예방의 출발점’은 바로 ‘부모의 관심’
-입학 한달, 제대로 살펴볼 시기
-자녀, 집ㆍ부모와 ‘분리’됐는지
-또래 친구들 대한 관심 있는지
-배우고 싶어하는지 등 살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워킹맘’인 회사원 서 모(39) 씨의 아들은 이달 초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교를 잘 다닌다 싶었던 아들은 갑자기 지난주 초부터 머리가 아프니 학교를 하루 쉬면 안 되냐고 수시로 보챘다. 직장에 다니느라 바쁜데다 다섯 살이나 어린 동생에게 더 신경 쓰는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한 꾀병이라고 생각한 서 씨는 두통약을 사다 아들에게 먹이기도 했다. 지난 주말 병원을 찾은 서 씨는 아들이 불안 심리로 인한 만성 두통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각급 학교가 새 학기 수업을 시작한 지 한 달가량 지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는 사실상 조직 생활에 처음 접해 적응해 왔다. 요즘은 초등학교 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을 다닌 어린이가 대부분이지만, 학교는 어린이가 그 전에 접했던 기관보다 훨씬 규칙적이고 조직적이다. 때문에 자녀가 학교를 달포 정도 다닌 요즘이 자녀가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문제가 있으면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 정도 지난 요즘이 자녀가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좋은 시기다. 지난 2일 열린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엄마와 꼭 껴안고 있는 어린이. [연합뉴스]

집ㆍ부모와 제대로 ‘분리’됐나 살펴야=우선 부모는 자녀가 집과 부모로부터 ‘제대로’ 떨어져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만약 아이가 계속해서 부모와 헤어짐을 어려워한다면 낮 시간에 잠시라도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도록 격려하면서 점점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훈련 시켜야 한다”며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과 있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점차 혼자 보내는 시간을 늘려 보고 분리 간격을 자주 갖는 것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린이는 초등학교에 입학 하면서 객관적인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일정한 사회의 틀 속에 들어가는 과정을‘규칙의 내면화’라 부르며 이 과정을 어떻게 겪어 가느냐에 따라 어린이의 학교 생활뿐 아니라 인생 전반이 달라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사회가 정한 틀에 들어가는 것을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규칙이나 규범에 대해 함께 대화하며 동의해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규칙은 벌칙과 달리 교육의 일부임을 깨닫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또래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도 중요=있는지 자녀가 동네 친구나 주위에 놀고 있는 다른 어린이를 흥미 있게 보거나 같이 놀고 싶어 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는 어린이가 다른 어린이에게 보이는 관심도를 나타내 주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만일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관심을 모습을 보인다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는 신호”라며 “반대로 아이가 다른 친구랑 놀고 싶어 하지 않거나, 같이 놀아 주지 않는 따돌림에 대한 걱정이 많다면 같이 등하교를 할 수 있는 친구 한두 명을 찾거나 집에 친구를 데려오게 해 관계를 형성시키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와 관계가 사회성의 시작 단계라면 친구와 관계는 사회성의 발단 단계이기 때문에 어린이는 또래들과 관계에 따라 다른 자아상을 형성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반대로 친구가 적거나 관계 형성이 원활허지 않은 아이는 불행감이나 위축감을 느껴 부정적 자아상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충고다.

김 교수는 “혹시 아이가 정보를 획득하고 유지하면서 활용하는 ‘인지기능’은 정상이지만 사회성 발달에 질적 저하를 보인다면 사회성 장애 중 아스퍼거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이는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대인관계에 대한 관심이 적은 증상으로, 아이 행동이나 관심ㆍ활동 분야가 한정되거나 같은 행태를 반복하는 증상을 보여 경우에 따라 면밀한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 정도 지난 요즘이 자녀가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좋은 시기다. 지난 2일 열린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엄마와 꼭 껴안고 있는 어린이. [연합뉴스]

배우기 싫어하고 산만하면 ADHD 의심해 볼 수도=호기심을 갖는지, 혼자 해 보려고 하는지, 잘 듣는지, 잘 했을 때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등은 어린이의 학습 능력뿐 아니라 향후 자신감 같은 정서적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어린이의 신체적인 건강ㆍ운동 기능의 발달(그림 그리기ㆍ가위질하기ㆍ뜀뛰기), 언어 능력 등도 중요하므로 자녀의 신체적 발달도 점검해야 한다.

김 교수는 “만약 아이가 배우는 것을 싫어한다면 아이에게 과도한 학습적 자극을 강압적으로 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아이가 관심 갖는 것을 찾아서 노력하는 과정을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며 “꼭 학습 관련 성취가 아니더라도 운동, 미술, 음악 등 무언가 배우는 과정에 대한 칭찬이라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만일 자녀가 너무 산만하다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집중력 장애, 과잉 행동, 충동성 같은 특징이 7세 이전에 나타나 최소 6개월이상 지속되고 학교와 가정 등에서 광범위한 기능적 손상을 초래하는 증상인 ADHD는 학업성취도가 저하되고 행동 문제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적대적 반항장애나 우울장애 같은 동반질환이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아이가 ADHD라면 먼저 약물 치료를 시행하면서 증상에 따라 사회성 훈련 치료와 심리 치료를 동반한다”며 “최근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ADHD로 진단 받는 어린이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미리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그래픽>자녀의 사회성 발달을 위한 팁

▶가정에서는 상냥한 태도와 예의범절을 가르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혼자 처리하도록 맡겨 둔다.

▶자녀의 친구에게도 자상하게 대한다. 집으로 초대하는 것도 좋다.

▶자녀가 친구를 사귀지 못해 속상해 하면 담임 교사와 상담하라.

▶부모도 좋은 사회관계를 유지,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

도움말:강남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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