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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차례 학사경고에도 졸업…‘제2의 정유라ㆍ장시호’ 394명 적발
-교육부, 전국 17개 대학 실태조사
-학사부실 재학생ㆍ교수 780명…학점 취소ㆍ교수 징계 요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대학의 부실한 학사관리로 수 차례 학사경고를 받고도 대학 졸업장을 받은 체육특기자 수백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병원에 입원해 장기간 출석하지 않거나 시험에 대리 응시했는데도 학점을 취득한 사례 역시 다수 밝혀졌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100명 이상인 한국체대ㆍ용인대ㆍ연세대ㆍ고려대(안암) 등 17개 학교의 지난해 12월~올해 2월 학사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1996년 이후 입학한 체육특기생 가운데 학사경고가 누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졸업한 이들이 394명(4개 대학)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불량으로 학사 경고를 연속 3회 또는 누적 3회 이상 받으면 제적시킨다는 학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학교별로는 고려대가 236명, 연세대가 123명, 한양대가 27명, 성균관대가 8명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비선실세’ 최순실(61ㆍ여ㆍ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연세대 체육특기생 부정입학 의혹과 학사관리 부실 의혹이 불거지자 일차적으로 연세대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고, 다른 학교들로도 조사를 확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학교는 학사경고 누적자를 학칙대로 제적했거나 관련 학칙이 없는 경우”라며 “다만, 이들 4개 대학도 체육특기자가 학사경고 누적에 관계없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학칙을 정비해 최근에는 학칙 위반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들에 대해 학칙을 소급 적용해 졸업을 취소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위반 건수 등을 기준으로 대학에 기관경고와 행정 조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연세대의 경우도 ‘학사경고를 총 3회 받으면 제적된다’는 학칙을 뒀다가 2013년에 학칙을 개정해 체육특기자에 대해 제적 면제 조항을 뒀는데, 교육부는 현 시점에서 소급해서 장 씨의 졸업을 취소하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재학생 가운데는 332명이 부당하게 출석을 인정받거나 학점을 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8명은 시험에 대리 응시했거나 과제물을 대리 제출하는 등 학칙뿐 아니라 법을 위반한 정황이 발견됐다.

군 입대일보다 뒤에 치러진 학교 시험에 해당 학생 이름으로 제출된 시험지가 있거나 병원 진료사실 확인서의 진료 기간과 입원일수를 고쳐 수업에 빠지고도 학점을 따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부는 해당 학생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프로구단에 입단해 학기 중 수업을 듣지 못했는데도 출석과 성적 인정받은 학생은 57명이 적발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체육특기생은 대학에 소속된 아마추어 선수”라며 “프로에 입단하면 아마추어도, 체육특기생도 아니므로 원칙적으로는 대회 참가에 대한 공결 인정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출석 일수가 모자라는데도 학점을 딴 사례는 수백건에 달했다.

이처럼 학생의 학사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확인된 교수와 강사도 약 450명에 이른다. 교육부는 각 학교에 해당 학생의 학점 취소와 담당 교수ㆍ강사에 대한 징계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개인 소명과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구체적인 처분 수위를 정하고,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월께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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