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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암, 얕보면 큰일 ②] ‘선종’발생률 1.7배…‘대장암 씨앗’키우는 고지방 다이어트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 발생의 위험을 1.7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를 토대로 최근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고지방 다이어트’를 시행하면 장기적으로 대장암이나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로 불리는 ‘고지방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다이어트법이다.

최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 따르면 이 센터의 김영선(소화기내과)ㆍ오승원ㆍ김지현(이상 가정의학과)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우리나라 성인 2604명(남성 1752명ㆍ여성 852명)을 대상으로 포화지방 섭취량과 대장 선종 발생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고지방 다이어트’를 할 경우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돼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고지방 다이어트’에 활용되는 식품인 버터. [헤럴드경제DB]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암으로, 다른 암에 비해 발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원인으로 전문의들은 식습관의 변화를 첫번째로 꼽고 있다. 전통적인 우리나라 식단의 경우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서구 식단에 비해 낮지만 최근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 사람의 지방 섭취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장 선종은 대장에 생기는 혹인 대장 용종 중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소견을 가진 용종으로 대장암의 씨앗으로도 불린다.

연구 결과 섭취하는 지방의 종류를 기준으로 연구 대상을 분류했을 때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남성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대장 선종 발생의 위험성이 1.7배 높았다. 연구 대상을 포화지방 섭취량에 따라 5개 군으로 나누었을 때 가장 낮은 섭취군과 가장 높은 섭취군을 비교한 결과다.

반면 지방의 종류를 나누지 않고 분석했을 때는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단순히 지방을 얼마나 섭취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지방을 섭취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해당 연구에서 여성 그룹의 경우 포화지방 섭취량에 따른 대장 선종 발생률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 책임자인 김영선 교수는 “서양 사람에 비해 지방 섭취 총량이 적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포화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한다면 대장암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공동 연구 책임자인 오승원 교수는 “최근 유행하는 ‘고지방 다이어트’는 단기적인 체중 감량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무턱대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대장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대장 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포화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메디신(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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