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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기왕 김성우] 中 시진핑의 화장실 혁명 2년, 중국은 지금…
-2015년 시작한 시진핑 주석의 화장실 혁명

-인프라 개선에는 성공 … 하지만 성과는 “글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관광’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새로운 경기 부양 방책이었다. 1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의 경제성장이 7~8%대 성장률로 주춤하자 시 주석과 중국 당국은 ‘문화’를 카드로 꺼내들었다. 수천년 역사 속에 쌓여온 중국의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방책으로 화장실 개선을 지원했다.

그도 그랬던 것이 중국 관광 하면 항상 외국인 관광객들이 떠올리는 주제가 ‘낙후된 화장실’이었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칸막이 없는 화장실, 수세식 변기들은 중국 관광을 상징하는 요소처럼 비춰지곤 했다. 단연 중국에는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 2015년부터 한화 2조225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2015년 이후 전국에 1만개가 넘는 화장실을 지었고, 약 8000여개의 화장실 환경을 개선했다. 이같은 노력은 ‘화장실 혁명’(처쒀 혁명ㆍ厠所革命)이라고 불렸다. 중국 국가 여유국은 2018년 말까지 이 같은 첨단 화장실을 중국 전역에 5만7000개 설치한다는 계획 세웠다.
<사진설명1> 중국 당국이 새롭게 선보인 화장실 ‘제5공간’ [사진=중국망신문 갈무리]

정책이 시작되고 2년, 여기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첨단 화장실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에티켓’이라는 의견이 이어진다. 중국정부가 다양한 시설을 갖춘 화장실을 보급하고 있지만, 정작 방문해보면 불량한 화장실 문화 탓에 시설이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베이징(北京)시 일부지역에는 와이파이 활용이 가능한 첨단 화장실이 설치됐다. 각 화장실에는 ‘오렌지’라는 마크가 붙었고, 이전에 없던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제5공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관광객들이 현재 자신이 있는 곳과 가장 가까운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기도 했다. ‘가족 화장실’과 소형 TV모니터가 달린 화장실, 또 일부 화장실은 인터넷 쇼핑 단말기를 설치했다.

여기에 대해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의 의견을 들어봤다. 화장실 혁명 이후 “상황이 개선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보여주기식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더욱 많았다.
<사진설명2> 중국의 낙후된 화장실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뽐뿌 갈무리]

최근 중국에 방문한 직장인 윤모(26ㆍ여)씨는 “베이징 등지에서는 첨단화된 화장실이 늘어났지만 다른 곳에서는 새 화장실을 쉽게 볼 수 없었다”며 “장가계 등 관광지에서도 낙후된 화장실이 종종 보였다”고 털어놨다. 당국의 주장대로 5만7000여개 화장실이 설치된다 하더라도 넓은 중국대륙 크기에 비례해서는 많은 수가 아니라는 평가다.

유학생 백모(31)씨도 “국가가 열심히 나선다고 해서 일선 공공시설 화장실이 100% 개선된다고 볼 수 없지 않냐”며 “정부정책보다는 일선 상업시설ㆍ공공기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57)씨는 “화장실마다 냄새가 났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갔던 화장실이 인터넷에서 봤던 것처럼 낙후된 시설은 아니었지만, 어디가든 오물냄새가 났다”며 “중국이 비위생적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돌아왔다”고 했다. 화장실 환경 개선보다 사용자들의 에티켓 개선이 필요하다는 언급이다.

이런 문제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도 크다. ‘관광대국 건설’을 천명한 한국은 관광인프라를 최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이들의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비위생적인 사용자나 흡연자가 몰리면서 개선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청소노동자들 사이에서 화장실은 치워도 끝이없다는 농담이 나온다”며 “그만큼 화장실 에티켓이 나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중국인들 욕할 것이 아니다. 관광대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의 화장실 문화 개선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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