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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촛불주역, 투표열기도 뜨거웠다
“투표권 생기고 처음 해보는 대통령 선거 투표라 그런지 너무 떨리네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처럼 이번에도 귀찮다고 하지 않으면 역사 앞에 죄를 짓는다는 생각이 들어 투표소에 나오게 됐어요.”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께 투표소가 설치된 서울 노원구 중계초등학교 앞에서 본지 기자와 만난 박나래(31ㆍ여) 씨는 이번 대선 투표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자신을 대표적인 정치 혐오로 인한 무관심층으로 소개한 박 씨는 “국정농단으로 인해 대통령 탄핵이란 상황을 맞이한 만큼 싫다고 피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평소 정치나 선거라면 손사래를 치던 친구들도 이미 사전투표를 했거나 오늘(9일) 투표할 예정이라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껏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하고, 투표 참여도 역시 낮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선거 당일 오후 서울 지역에 내린 비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투표소 곳곳은 젊은 열기로 가득찼다.

젊은 세대들은 지난 겨울 헌정을 유린한 정부를 탄핵을 통해 끌어내린 촛불집회에 그 어떤 세대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데 이어 스스로 얻어낸 ‘장미대선’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런 열기는 지난 4~5일 이어진 사전투표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26.6%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사전투표에 20대는 무려 약 265만명이 참가했다.

9일 서울시내 곳곳에 위치한 투표소에서도 젊은 유권자층의 식지 않는 투표 열기를 직접 엿볼 수 있었다. 오후부턴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20ㆍ30세대 유권자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비를 뚫고 투표소에 나온 유권자들은 저마다 투표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제9투표소에 나와 투표한 프리랜서 김지수(29ㆍ여) 씨는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직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한 취준생 최모(30) 씨도 “일자리가 늘어나 청년들이 힘낼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같은 바람들이 담긴 한표 한표가 모여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에선 20ㆍ30세대가 바랬던 기대가 현실이 되길 기대해본다. 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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