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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김창동] 대통령이 내 기분의 주인은 아니다
-김창동 뫔대로연구소장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금 내 기분은 어떠한가. 기쁘고 안심되고 기대될 수 있다. 혹은 걱정되고 암담하고 좌절감이 들 수도 있다.

지난해 대선을 치른 미국에서는 PESD(Post Election Stress Disorderㆍ선거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선거 후 많은 사람들이 우울, 불안, 불면증 등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이다.

흔히 ‘경제는 심리’라고 말하는데, 어쩌면 정치와 감정의 상호작용이 더 역동적일지 모른다. 심리학자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의 조나스 카플런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반하는 영상을 볼 때 자아 인식, 부정적 감정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정치 신념이 위협 받으면 자아가 부정되는 것 같은 공포심과 함께 사실적 증거도 무시해 버린다는 것이다.

원하는 것이 충족되면 긍정적인 감정이 들고, 욕구가 좌절되면 부정적 감정이 든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카플런 교수의 실험은 정치 이슈에 관한 부정적 감정이 합리적 판단, 타인과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선거는 끝났지만 부정적 감정이 남아 있다면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대처 전략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회피 전략’이다. 뉴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정치 토론은 피하고, 운동, 산책, 독서, 명상 등 관심을 돌릴 수 있으면서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지지적 사회 관계 전략’이다. 누군가로부터 이해와 공감을 받으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생기가 회복된다. 비슷한 심정의 사람들과 아쉬움을 달래고 서로 위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원인을 해결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는 ‘문제 해결 전략’이 있다. 이 전략은 문제 해결의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 그 자체로도 만족감을 준다. 시민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고, 당면한 일상의 문제를 처리하는데 에너지를 집중할 수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행복은 성격 같은 선천적 요인에 50%, 환경 요인에 10%가 좌우된다. 나머지 40%는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노력하는 ‘의도적 활동’에 의해 결정된다. 행복의 상당 부분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나는 어떤 기분으로 살고 싶은가? 화난 기분으로 살기 원하나? 짜증 내며 살고 싶은가?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가? 유쾌하게 웃으며 살고 싶은가?”

저마다 어떤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는 결국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투표장에 가서 한 표를 행사한 것도 행복 실현을 위한 의도적 행동이었다. 선거에 관심을 쏟았듯 일상에서도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의도적 활동’을 늘려 보자.

대통령은 분명 우리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내 기분의 주인은 아니다. 배우자나 직장 상사도 일상에서 중요한 사람이지만 내 기분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자신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따로 있다. 감정의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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