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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권대봉 고려대교수ㆍ한국인력개발학회 고문] 上자와 下자에 담긴 비밀
사람 인(人)자 밑에 한 일(一)자를 그으면 윗 상(上)자다. 밑에서 사람을 받들면 상수(上手)가 된다는 의미다. 사람 밑에서 사람을 받들면 정상에 우뚝 설수 있다는 암시를 주는 비밀이 상(上)자에 담겨 있다.

사람 인(人)자 위에 한 일(一)자를 그으면 아래 하(下)다. 사람 위에 올라타면 하수(下手)가 된다는 뜻이다. 사람 위에 올라 군림하면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는 암시를 주는 비밀이 하(下)자에 담겨 있다.

민주주의를 실시하는 나라는 선거에 의해 정권이 바뀐다.

호되게 시집살이를 당하는 것을 싫어했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어 자신의 며느리에게 자신이 싫어했던 시집살이를 그대로 시키면 하수가 된다.

여당이었다가 정권교체로 야당이 된 정당이 자기네가 여당이었을 때 싫어했던 야당의 행태를 반복하면 하수가 된다. 야당이었다가 여당이 된 정당도 자기네가 야당이었을 때 싫어했던 여당의 행태를 반복하면 하수가 된다.

고위공무원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직업공무원으로 늘 공무원인 ‘늘공’과 어쩌다가 공무원이 된 ‘어공’이 있다. 늘공들은 아래에서 위로 단계적으로 올라가서 고위공직자가 되지만, 어공들은 어느 날 갑자기 고위공직자가 된다.

늘공들은 입직시는 물론 단계마다 직무교육뿐만 아니라 각종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므로 공직자 마인드가 체화되어 있다.

그러나 어공들은 국회의원처럼 공직 입문 교육 없이 공직을 시작하기 때문에 고위공직자로서 마인드를 체화시키는 학습을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부 주요직에 늘공뿐만 아니라 어공이 된 새로운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포부를 나름대로 밝히고 있다. 그들의 내정 소감발표에 정부조직과 기업이 긴장하는 정도를 보면 그들이 가진 영향력의 세기를 가늠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발탁되어 고위공직자로 일하게 되면 대부분 처음에는 스스로를 아래로 낮게 자리매김하지만, 끝까지 초심을 견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초심을 견지하지 못하고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든다면 상수에서 하수로 전락할 수도 있다.

늘공이든 어공이든 고위공직자들이 상수로 남느냐, 아니면 하수로 전락하느냐는 오롯이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상수가 되는 학습을 원한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것이 대학(大學)에 기록된 혈구지도(矩之道)이다.

혈구지도는 “윗사람으로부터 싫었던 법으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라는(所惡於上 毋以使下), 아랫사람으로부터 싫었던 법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라(所惡於下 毋以事上), 앞사람으로부터 싫었던 법으로 뒷사람을 앞서지 말라는 (所惡於前 毋以先後), 뒷사람으로부터 싫었던 법으로 앞사람을 따르지 말라(所惡於後 毋以從前), 우측에서 싫었던 법으로 좌측을 사귀지 말라(所惡於右 毋以交於左), 좌측에서 싫었던 법으로 우측을 사귀지 말라(所惡於左 毋以交於右)”다.

자신의 마음으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재는 ‘혈구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남도 좋아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남도 싫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늘공이든 어공이든 혈구지도를 학습하고 실천한다면 상수(上手)로 공경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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