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신소연 기자] 기업, 공공기관 등 산업체가 빌린 대출 금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투자 증가로 제조업은물론, 시장 호황에 힘입어 부동산업 대출이 대폭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은 100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6조1000억원(1.6%) 늘어난 수준으로, 산업대출 잔액이 1000조원이 넘기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지난 2008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산업대출은 기업(개인사업자 포함)과 병원을 비롯한 공공기관, 정부 등이 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가리킨다.
산업대출은 그간 우리 경제 규모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확대됐다. 2013년 3월 말 800조4000억원으로, 8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 4년간 저금리 등의 영향을 201조3000억원이 급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서 모두 늘었다.
제조업 대출 잔액은 3월 말 33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2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말 9조3억원 가량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평가다. 올해 수출 호조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서비스업 대출도 577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176조2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늘면서 서비스업 증가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증가액은 지난해 4분기(5조900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다.
건설업 대출 잔액도 39조5000억원을 기록,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만 놓고 보면 지난 3조4000억원을 기록한 지난 2008년 3분기 이후 최대치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은 817조4000억원으로 10조7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184조3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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