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 고열ㆍ소화장애 동반…중이염 등 2차 감염 조심하세요
- 폭염 속 과도한 냉방이 여름 감기 일으켜
-“실내온도가 너무 낮으면 몸이 적응 못해”
-“고열ㆍ배탈ㆍ설사ㆍ구토 등 소화기 증상”
-“후유증 레지오넬라증…폐렴 악화될 수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평소 더위를 못 견디는 편인 고등학생 이모(17) 군은 이달 초순부터 갑자기 찾아온 폭염 탓에 고생했다. 독서실, 학원은 물론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에도 에어컨 바람을 벗 삼아 더위를 견뎠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군은 두통, 콧물, 코막힘 등 감기 증상에 어깨 통증까지 느꼈다. 단순한 감기 몸살로 여기고 약국에서 약을 사 먹었지만 차도가 없어, 지난 주말 결국 병원을 찾았다.

여름은 1년 중 감기 환자가 가장 적은 시기로 알려져 있다.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라는 옛말까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른 폭염에 에어컨 등 냉방 시설 사용이 늘면서, 요즘 병원에서 여름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를 쉽게 볼 수 있다. 

여름 감기는 중이염, 레지오넬라증 등으로 2차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여름 감기는 무더위로 인한 면역력 저하는 물론 청력이 감소하는 중이염, 에어컨 등에서 감염될 수 있는 레지오넬라증 등 다양한 양상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체온을 잘 조절해 예방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감기는 바이러스 때문에 호흡기에 염증이 생겨서 오는 질환이다. 그러나 여름 감기는 바이러스보다 급격한 온도 변화 등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냉방병이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실제로 실외보다 기온이 5~8도 이상 낮은 실내에 장시간 머물면 ‘이상냉감’에 의해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능력이 떨어진다”며 “기온 변화에 인체가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여름인지 겨울인지 구별을 못할 정도로 실내 온도가 낮으면 인체가 적응하지 못해 감기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 감기는 열이 많이 나거나 배탈,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더 많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기침, 가래 등 겨울 감기 증상과 다르다”며 “특히 감기에 걸리면 체온이 올라간다. 여름 감기의 경우 더운 날씨가 체온을 더 올려 정상적으로 조절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여름 감기에 걸렸다면 일단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다른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실제로 여름 감기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 상당수는 비염, 중이염, 천식, 레지오넬라증 같은 다른 질병으로 2차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중이염이란 고막 안 중이 부분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대부분 감기를 앓다 후유증으로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귀가 아프다고 하며, 열이 발생하고 전신 불쾌감, 청력 감소 등을 호소하게 된다.

레지오넬라증은 감기 몸살과 비슷하지만 치료를 미루고 방치했다가는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최 교수는 “레지오넬라균은 대형 건물 냉방 설비용 냉각탑 수조에 서식하고 있다가 에어컨을 가동하면 건물 전체로 퍼져나가는 박테리아로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침투한다”며 “폐렴으로 진행될 경우 치사율이 39%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으로 주의해야 한다. 두통, 근육통과 함께 오한, 발열, 복통, 설사 증세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여름 감기 예방수칙>

▶실내ㆍ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나지 않게 한다.

▶긴소매 옷, 담요 등을 지참해 체온을 조절한다.

▶틈틈이 바깥 공기를 쐬고 가벼운 운동을 한다.

▶찬 음료, 빙과류는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한다.

▶에어컨은 사용할 때에는 환기에 유의한다.

▶에어컨 필터는 1~2주에 한 번씩 청소한다.

▶초기 증세에는 소금물로 자주 입안을 헹군다.

도움말:강동경희대병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