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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젖은 물감위에 칠하고 또 칠하고…‘상상의 정원’ 탄생
이화익갤러리, 김미영 개인전 ‘WET ON WET’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칠한 유화물감이 마르기 전에 다시 덧칠한다. 젖어 있던 물감은 새로 칠한 물감과 만나 자연스레 섞이고, 붓이 지나간 결이 그대로 남는다. 빠른 호흡으로 그려낸 화면엔 속도감이 넘친다. 캔버스엔 가상의 정원이 자리잡았다. 가끔은 꽃도 보이고, 가끔은 레몬도 보인다. 속도감 넘치는 그의 작품은 비 온 후 숲길을 산책하는 듯하다. 신진작가 김미영(33)의 작품이다.

서울 종로구 이화익갤러리는 신진작가 김미영의 개인전 ‘웨트 온 웨트(Wet on Wet)’를 7월 5일부터 개최한다. 

김미영, The Painters Farm, 130x97cm, oil on canvas, 2017. [사진제공=이화익갤러리]

김미영은 이화여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영국 런던 왕립예술대학교에서 회화 전공으로 대학원을 마쳤다. 유화의 강렬한 색이 춤추는 듯한 붓터치로 사각의 캔버스를 가득 채우는 작업은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전시 주제인 ‘웨트 온 웨트’는 캔버스에 칠한 유화물감이 마르기 전에 다시 물감을 덧칠하는 유화 작업방식을 말한다. 마르고 덧칠하고 채워가는 방식의 전통적 유화제작과는 차이가 난다. 오히려 동양화의 ‘일필휘지’와 일맥상통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유학시절 만난 현대미술은 동서양 미술 어법이 모두 혼재돼 있었다. 유화라고 말리고 채우지 않고 동양화라고 먹의 스밈을 추구하지 않는다. 재료의 물성을 탐구하고 이를 변주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The Painters Farm, 117x91cm, oil on canvas, 2017. [사진제공=이화익갤러리]
김미영, The Painters Grove, 170x190cm, oil on canvas, 2017. [사진제공=이화익갤러리]

조아라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전시서문에서 “작가가 영국에서 수학하기 이전 동양화를 전공했다”며 “동양화에서의 빠르고 결단력 있는 붓질과 농담 조절, 색이 번져나가는 효과 등은 유화의 웨트 온 웨트 기법과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작가의 정원 혹은 농장이라는 일련의 시리즈는 색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듯 일렁이는 듯 미묘한 진동을 일으킨다. 오랜 가뭄 끝 찾아온 장마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전시는 7월 25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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