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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친분은 쌓았다지만 기대에 못미친 韓中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중인 두 정상은 6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만나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더 강한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양국의 공동 목표라는 원칙적 기조를 정상차원에서 재확인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원론에는 양국이 의기투합한 듯 보이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온도 차가 확연하다. 이른바 ‘중국의 역할론’만 해도 그렇다. 이날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이 지금까지 북핵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인정하지만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으로 ‘지도적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비중이 커진 만큼 북한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하는 실효적 제재가 될 수 있도록 동참해 달라는 의도다.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 행간에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확실한’ 수단을 동원해 달라는 것도 포함돼 있다.

우리로선 할 말을 다했지만 예상대로 시 주석의 동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시 주석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국제사회가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불만섞인 반응까지 보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북-중사이의 ‘혈맹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 북한에 그 정도 압박을 주었다면 자신들로선 할 만큼 다했다는 얘기인 셈이다.

첨예한 이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 역시 이견은 여전했던 모양이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 개선과 발전에 ‘장애’를 없애기 위해 ‘관련 문제’가 타당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사드’라는 표현은 애써 자제했으나 배치 반대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는 우회적 표현이다. 두 나라가 고위급 채널을 통해 다양한 소통을 하기로 했지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7일 우리 주식시장에서 ‘사드 관련주’가 큰 폭 하락한 것이 회담의 성과를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이 첫 만남이다. 두 정상이 개인적 신뢰와 친분을 쌓는 기회가 된 것만 해도 성과라며 자위해보지만 아쉬움은 진하게 남는다. 문 대통령도 현실의 높은 벽을 절감했을 것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이제부터 갈 길은 더 험난하다. 절반의 성공에 그친 한중정상회담이 좋은 반면교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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